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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WTO 고강도 개혁 압박…“韓, 개도국 지위 반납해야”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6.03.24 14:54
수정 2026.03.24 14:54

WTO 각료회의 코앞 USTR 보고서 공개

한국 등 특혜 포기 선언에도 지위 유지

“중국 특혜 포기 선언에도 실효성 의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달 24일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듣기 위해 회의장에 도착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한국 등을 겨냥해 개발도상국(개도국) 지위 관련 조항들을 대폭 수정하라고 세계무역기구(WTO)에 강하게 압박했다. 경제적 위상이 이미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진 국가들이 개도국 갖가지 특혜를 누리며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무임승차 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미 무역대표부(USTR)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오는 26~29일 카메룬 야운데에서 열리는 제14차 WTO 각료회의(MC-14)를 앞두고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다른 곳에서 언급한 것처럼 WTO가 감독하는 국제무역에서의 현 글로벌 질서는 옹호될 수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WTO가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혜(SDT) 자격 요건에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WTO가 2026년 현재의 글로벌 무역을 반영하지 못하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이분법에 갇혀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나 상당한 수준의 개발을 이룬 국가가 개도국 지위를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등 4개국을 명시적으로 정조준했다. 보고서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3월 사이에 브라질과 싱가포르, 한국, 코스타리카 등 4개 WTO 회원국이 당시와 향후의 WTO 협상에서 특혜 조항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들은 여전히 스스로 선언한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또 “언뜻 보기에 중국이 WTO 협상에서 특혜 조항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2025년 9월 발표한 것은 미국의 개혁 제안에 대한 반응으로 보이지만 중국의 약속에 의문이 제기된다”며 불신감을 드러냈다.


USTR은 이에 따라 WTO 근본원칙인 최혜국대우(MFN)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미국이 무역흑자국이나 과잉생산 국가를 상대로 차등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상호주의에 기반한 관세 조정을 해용해달라는 요구다.


그리어 대표는 “국제무역 체제가 상호주의와 균형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WTO는 관련성을 유지하고 싶다면 변화해야 한다”며 “미국은 이번 보고서로 회원국 중심의 개혁 논의를 촉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계속해서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우리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 2019년 당시 도널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개도국 지위는 유지하되 특혜는 주장하지 않겠다”는 절충안으로 위기를 넘겼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완전한 지위 포기’와 ‘관세 양보’라는 더 높은 청구서를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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