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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서울시 최초 통행방해 전기자전거 즉시 수거…"시민 보행권 최우선"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입력 2026.03.23 12:42
수정 2026.03.23 12:42

4월27일부터 점자블록, 보도 중앙 등 5개소에 방치된 전기자전거 구에서 즉시 수거 시행

'도로교통법', '도로법' 적극 해석, 보행자 통행과 안전 위해 지자체 권한 능동적활용

주차구역 97개소 재정비 및 53개소 추가 설치해 총 150개소로 확대, 주차 편의도 높여

전성수 서초구청장 "가능한 방법을 끝까지 실행하는 적극행정 통해 주민 보행권 확보"

무분별하게 방치돼 보행을 방해하는 전기자전거ⓒ서초구 제공

최근 단거리 이동 수단으로 공유 전기자전거 이용이 늘어나면서 이로 인한 시민 보행불편도 증가하고 있다. 인도 한가운데를 막고 방치된 전기자전거들은 신고해도 바로바로 치워지지 않으며, 특히 시각장애인이나 휠체어이용자 등 보행약자들에겐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 이런 방치 전기자전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 최초로 서초구가 해법을 내놨다.


서울 서초구(구청장 전성수)는 공공보도 점자블럭 위, 보도 중앙 등에 방치돼 보행자들의 통행을 방해하며 안전에 위협이 되는 전기자전거를 오는 4월27일부터 즉시 수거하고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한다고 23일 밝혔다.


민간 대여업체에서 운영하는 전기자전거와 킥보드가 새로운 도심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보도 곳곳에 방치되는 사례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킥보드보다 전기자전거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며 지자체의 민원처리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킥보드‧전기자전거 운영 현황'에 따르면 전기자전거는 2022년 5230대에서 2025년 4만1421대로 약 8배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킥보드는 4만5991대에서 1만4933대로 감소하면서 전체 운영 구조가 전기자전거 중심으로 전환됐다.


서초구 국립국악원 인근에 방치된 전기자전거ⓒ서초구 제공

이러한 변화는 민간 대여업체들이 자치구의 견인 대상인 킥보드 운영은 줄이는 대신, 견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전기자전거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행 '서울특별시 정차·주차위반차량 견인 등에 관한 조례'에는 개인형 이동장치인 킥보드가 포함돼 불법 주정차 시 즉시 견인이 가능하지만, 전기자전거는 견인 대상에 아직 포함되지 않아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서초구에 접수된 불법 주정차 전기자전거 민원만 해도 2023년 4100건에서 2024년 4700건, 2025년 5300건으로 2년 사이 약 30% 증가하며 주민 불편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구는 날로 증가하는 주민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월 지역 내 전기자전거 대여업체 4개소를 방문해 운영 현황을 파악하고 서초구 민원 현황을 공유하며 해결책을 협의한 바 있다. 방문 결과, 대부분 업체가 민원량에 비해 상담 인력을 적게 운영하고 있었으며 이마저도 ARS로 응답하는 경우가 많아 속 시원한 민원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었다. 특히 현장 수거인력의 경우 3~4명이 여러 자치구의 킥보드와 전기자전거를 동시에 관리하고 있어 전기자전거 민원 처리가 지연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이처럼 대여업체의 신속한 관리조치가 미흡한 상황에서, 서초구는 보행 안전 확보를 위해 직접 전기자전거를 수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 '통행 방해 전기자전거 즉시 수거'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즉시 수거' 조치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지자체에서 주정차 위반 전기자전거를 직접 수거할 수 있고, '도로법'에 따라 통행·안전 확보를 위해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 행정대집행법상 계고 절차를 생략하고 즉시 적치물을 제거하거나 필요한 조치(수거, 이동조치 등)를 할 수 있다는 점에 근거한다. 이는 견인·보관에 따른 비용 규정은 없지만, 법에서 정한 주정차 위반에 대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서울시의 관련 질의에 대해 경찰청에서도 도로교통법을 위반해 교통 위험을 일으키게 하거나 방해 우려가 있을 경우 자전거의 견인 등 이동조치가 가능하다고 회신한 바 있다.



횡단보도 주변에 방치돼 보행을 방해하는 전기자전거들ⓒ서초구 제공

구는 오는 4월27일부터 보행 안전이 필요한 구역을 '즉시 수거 구역'으로 지정하고, 이곳에 주정차된 전기자전거를 3시간 이내 수거한다는 계획이다. 즉시수거 대상 구역은 주정차 시 보행자의 안전을 저해할 수 있는 ▲점자블록 및 보도 중앙 ▲지하철역 진출입구 전면 5m 이내 ▲버스정류소 5m 이내 ▲횡단보도 3m 이내 ▲자전거도로 등 5개소이다.


주민들은 구 홈페이지와 현수막 등에 안내된 QR코드를 통해 신고할 수 있으며, 구는 주민 신고와 자체 순찰을 병행해 신속하게 수거할 방침이다. 해당 구역에 주정차된 전기자전거는 수거 안내문 부착 후 별도 보관소로 이동되며, 이후 대여업체에 통지해 회수 절차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실질적인 이용자인 주민들도 해당 구역이 주정차금지 구역임을 다시 한번 인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는 수거된 전기자전거에 대해 별도의 수거비나 보관료를 부과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강제력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지적과 관련해 구 관계자는 "구에서 전기자전거를 수거해 보관하게 되면 그 시간동안 해당 업체에서도 대여를 하지 못해 영업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지정 주차구역을 적극적으로 안내하는 등 계도효과는 발생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번 정책의 기본 목적은 수거비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보행권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각장애인용 점자보도블럭을 가리고 있는 전기자전거들ⓒ서초구 제공

구는 이와 함께 전기자전거를 정해진 구역에 편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환경 기반도 개선한다. 기존의 킥보드·전기자전거 주차구역 97개소 중 노후되고 훼손된 주차선을 재정비하고, 올해 53개소를 추가로 설치해 주차구역을 총 150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당 구역은 구 홈페이지에 지도로 표기해 안내하고, 대여업체 앱과 연계해 지정된 구역에 주차할 경우 이용 요금을 할인해 주는 유인책도 협의 중이다.


구는 앞으로도 경찰, 서울시설공단 등과 함께 민·관·경 합동 간담회를 개최해 제도 개선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에도 관계법령의 제·개정을 요구하며 궁극적인 법의 사각지대 해소에도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무분별하게 방치된 전기자전거는 주민의 보행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며, "서초구는 안 된다고 멈추는 행정이 아니라 가능한 방법을 끝까지 찾아 실행하는 적극행정을 통해 주민이 안전할 수 있는 보행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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