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돌파 시도에 "테토남" "참 실망" 엇갈린 반응…전망은 [정국 기상대]
입력 2026.02.06 00:10
수정 2026.02.06 00:11
장예찬 "에겐남 가득 식물국회서 남자 정치"
반면 "직 걸어라? 공인으로서 자세 아니다"
"대통령 물러나라는 국민은 국적 거느냐"
"최근 극단 세력 다수 입당, 張의 자신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4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내일까지 누구라도 정치생명을 걸고 사퇴와 재신임을 요구한다면 그에 응하겠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승부수를 던졌다.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 사태 이후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거취 압박에 대해, 압박하는 측도 정치생명을 건다는 전제 하에 그러자고 답하면서다. 야권 내부의 반응은 양극단으로 엇갈린 가운데 재신임 투표 성사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장동혁 대표는 5일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정치는 변명하거나 지적하는 자리가 아니라 본인이 말한 것에 대해 책임지는 자리"라며 "누구라도 내일까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재신임이나 사퇴를 요구한다면 곧바로 전당원 투표를 실시하고 재신임을 받지 못하면 당대표직과 국회의원직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게 그런 요구를 하는 국회의원이나 단체장이 있다면 본인들도 그에 상응하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 당을 위한 길이고 소장파나 개혁파 또는 혁신파라는 어떤 이름을 대더라도 책임을 지는 정치인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의 이런 발언은 한 전 대표 제명 이후 당내 친한계 의원들과 개혁파 의원들 및 원외당협위원장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등 일부 광역단체장을 중심으로 잇따르는 사퇴 및 재신임 요구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로 해석된다.
앞서 개혁파이자 비대위원장 출신인 김용태 의원은 지난달 30일 장 대표 체제에 대한 재신임 투표 실시 필요성을 주장했고, 오 시장은 최근까지 "선거에서 장동혁 디스카운트가 우려된다"며 장 대표의 거취 정리를 반복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이날 장 대표의 제안에 대해 강성 당권파인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SNS를 통해 "장동혁 대표가 전당원 재신임 투표에 대표직은 물론 자신의 의원직까지 걸겠다고 나섰다"며 "에겐남만 가득한 식물국회에서 모처럼 남자답고 당당한 정치를 본다"고 장 대표를 테토남, 상남자라고 칭했다.
장 부원장은 "자기 자리를 걸 자신이 있는 사람만 다른 이에게 사퇴나 재신임을 요구할 수 있다"며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도 장 대표에게 재신임을 요구하려면 자기 자리를 걸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직을, 친한계 의원 16명은 의원직을 걸 수 있느냐"고 물은 뒤 "비겁하게 자기 자리는 지키며 뒤에서 손가락질만 하는 정치꾼들이 뭐라고 변명할지 기대된다"며 친한계를 정면 겨냥했다.
박수영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장의 정면돌파. 지선 승리로 열매 맺자"라며 장 대표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6·3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1000만 서울특별시의 현직 광역단체장이자, 국민의힘 내에서 실용적 중도개혁 성향을 대표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실망스럽다"며 "공인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제명 사태'를 전후해 국민의힘이 내홍에 빠지면서 지도부의 노선이 극으로 치닫는 것에 대해, 오 시장은 지속적으로 우려하면서 장 대표의 사퇴를 압박해왔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 시장은 장 대표의 제안에 대해 "공인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며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우리 당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오 시장은 "계엄과 절연하고 잘못을 반성해야 비로소 지선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당 지도부에 요구하고 그것을 지도부의 입장과 노선으로 채택해서 실행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며 "거기에 대해서 답변해주기를 기대했는데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걸어라? 이것은 공인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쓴소리를 했다.
친한계 한지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사퇴 요구에 대한 답이 아니라 사퇴하지 않기 위한 조건을 만든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결과가 보이는 판을 깔아놓고 '당원이 결정한다'는 건 책임 정치가 아니라 계산 정치"라고 말했다.
아울러 "혼자 판 깔고, 혼자 규칙 만들고, 혼자 심판 보고, 혼자 승리 선언하는 정치. 이것은 민주적 절차가 아니라 책임 회피의 연출"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친한계 의원이자 청년최고위원인 우재준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내의 정당한 문제 제기에 대해 '의원직을 걸라'는 식의 답변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했다. 그는 "개헌선을 방어해야 하는 제1야당으로서의 책임마저 가볍게 여기는 태도로 비칠 수 있어 더욱 유감"이라고 했다.
우 의원은 "나는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그것은 장 대표의 선택에 동의해서는 아니다. 오늘 장 대표의 입장 표명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동혁 대표가 길을 잃은 것 같다. 국민의힘은 국민과 함께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적었다.
류제화 국민의힘 전 세종시당위원장은 장 대표의 제안에 대해 "대통령한테 물러나라고 하는 국민은 국적을 걸어야 하느냐"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대표는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가 있으면 스스로를 돌아본 뒤 그냥 갈 길 가거나, 그냥 사퇴하거나, 정 당원들의 뜻을 묻고 싶으면 재신임 여부를 물으면 되는 것"이라며 "그렇게 겁박하면 사퇴 요구를 입막음할 수 있다고 생각하셨느냐. 정말 안되겠다. 우리 당의 리더십 재건을 위해 장동혁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친한계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페이스북에 "장동혁의 파쇼 등극. 장동혁의 재신임 투표 부결 시 발의자들이 자리를 내놓으라는 요구는 헌법과 당헌이 보장하는 발의권(의견 개진 권리)을 공갈 협박으로 무력화하려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며 "장동혁은 더이상 민주주의자가 아니다. 오늘부로 파쇼 등극"이라고 적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장동혁 대표의 자신감이 깔렸을 것"이라며 "최근 당원이 많이 유입되면서, 극단 세력이 다수 입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바라봤다.
나아가 "현재 당의 전체적인 구성 면에서 해당 (극단) 세력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당원 지형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