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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회복 급선무" SKT, 배상안 거부…과징금·집단소송 '첩첩산중'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1.30 17:07
수정 2026.01.30 17:08

SK텔레콤, 소비자분쟁조정 불수락…단체소송 수순 밟을 듯

해킹 피해 배상 거부·실적 급감…통신업계 법적 리스크 확산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전경.ⓒSK텔레콤

SK텔레콤이 가입자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게 1인당 10만원을 배상하라는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소비자위) 보상 권고안을 수락하지 않기로 했다. 조정안 수용 시 배상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현실적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30일 오후 조정안 불수용 의사를 담은 서면을 소비자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정은 어느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성립되지 않는다. 피해자들은 조정 불성립 시 단체소송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으로, 법적 리스크 국면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분쟁조정위 결정을 심도 있게 검토했으나 자발적 보상 노력과 보안 강화 조치를 선제적으로 이행한 점, 조정안 수용 시 미칠 파급효과가 매우 큰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정안 수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음을 양해해 주길 바라고, 향후 고객 신뢰 회복과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지속해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소비자위는 지난 18일 열린 집단분쟁조정회의에서 "소비자 개인의 피해 회복을 위해 SK텔레콤에 보상 책임이 있다"며 보상 신청인 1인당 통신요금 할인 5만원과 제휴 업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티플러스포인트 5만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 집단분쟁조정은 지난 5월 소비자 58명이 SK텔레콤 해킹 사고에 따른 피해 보상 및 재발 방지를 요구하며 이뤄졌다.


SK텔레콤이 이번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소비자위는 조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 역시 동일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같은 이유로 SK텔레콤이 소비자위의 조정을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했다. 전체 피해자(2300만명)로 환산 시 배상액은 2조3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해킹 사태 후 고객 보상(약 5000억원)과 정보보호 투자(5년간 7000억원)를 합쳐 총 1조2000억원의 '책임과 약속' 패키지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 조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본다.


또한 조정안 수용 시 배상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현실적 부담'도 크게 작용했다.


같은 이유로 SK텔레콤은 정부 기관이 제시한 소비자 구제 방안을 여러 차례 거부한 바 있다.


작년 11월 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의 1인당 30만원 배상 조정안을 자발적 보상과 신뢰 회복 노력을 이유로 거부했다. 지난 19일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배상안 거부는 해킹 사고로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감소한 영향도 작용했다. 실제 유심 교체와 대리점 손실 보상 등으로 SK텔레콤이 2분기 2500억원 규모의 일회성 비용을 반영하면서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보다 37.1% 급감한 338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개보위 과징금 1348억원 반영과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보다 90.92% 감소한 484억원에 그쳤다. 별도 기준으로는 52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실적 급감에 따른 회복이 우선 과제로 부상하면서, 추가 제재 대응과 소송 방어에 회사 자원이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민사·행정 소송 대응, 고객 이탈 방지 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송 결과는 후속 사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킹 피해자 약 9000명이 SK텔레콤을 상대로 1인당 50만원의 위자료를 요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별도로 제기했다.


KT 역시 유사한 유출 사고로 개보위의 과징금 처분 결정을 앞두고 있어, SK텔레콤의 법적 대응 결과가 향후 통신업계 전반의 제재 기준을 가늠하는 선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각 통신사들은 민·관을 아우르는 법적 공방에 대응하는 한편 후속 유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보안 체계 재정비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2월 17일 정무위원회에서 개인정보보호법 과징금 상한을 매출의 10%로 높이는 개정안이 통과돼, 법사위·본회의 처리 시 더욱 강력한 제재가 마련될 전망이다.


따라서 개인정보 반복 유출과 중대 위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흔들린 조직을 조속히 정상화하는 것이 통신사 경영진 앞에 놓인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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