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해커 지령 받고 장교 포섭·군기밀 유출 코인거래소 운영자…대법, 실형 확정
입력 2025.12.28 10:03
수정 2025.12.28 11:03
北해커, 대가로 7억원 상당 비트코인 보내
1심 "대한민국 전체 위험 빠뜨릴 수 있었던 범행"
군기밀 제공한 대위, 징역 10년 확정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데일리안DB
북한 해커로 추정되는 인물의 지령을 받고 현역 장교에게 접근해 군사기밀을 유출한 가상화폐거래소 운영자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A씨는 2021년 7월 텔레그램 활동명 '보리스'로 활동한 북한 해커로부터 '군사기밀 탐지에 필요한 현역 장교를 포섭하라'는 지령을 받은 후 현역 장교이던 30대 대위 B씨에게 "가상화폐를 지급하겠다"며 텔레그램으로 접근해 군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보리스의 지령에 따라 B씨에게 시계형 몰래카메라를 보냈고 B씨는 이를 수령해 군부대에 반입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와 함께 A씨는 군사기밀 탐지에 사용되는 USB 형태의 해킹 장비인 포이즌 탭(Poison Tap) 부품을 노트북에 연결해 해커가 원격으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B씨는 보리스와 A씨에게 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로그인 자료 등을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실제 해킹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 다른 현역 장교에게 군 조직도 등을 제공하면 돈을 주겠다며 접근했으나 해당 장교는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범행을 통해 A씨는 7억원 상당, B씨는 48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각각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최소한 대한민국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국가나 단체를 위해 군사기밀을 탐지하려 한다는 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식했다고 봐야 한다"며 "지극히 개인적이고 경제적인 이익 추구를 위해 자칫 대한민국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었던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할 때 엄한 처벌은 당연하다"고 판시했다.
이어진 2심 재판부와 대법원의 판단도 1심과 같았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국가보안법 위반죄의 실행의 착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B씨의 경우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10년과 벌금 5000만원이 확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