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안산병원 "데이터 기반 정밀의료로 연구 역량 '국가 표준' 도약"
입력 2025.12.12 15:10
수정 2025.12.12 15:11
고려대 안산병원, ‘연구중심병원의 성장과 미래’ 심포지엄 개최
올해 4월 연구중심병원 인증 획득…“연구 경쟁력 강화 속도”
이주한 고려대 안산병원 연구부원장이 12일 병원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이 데이터 기반 정밀의료를 축으로 연구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나아가 지역을 넘어 산업·글로벌 협력까지 확장해 병원의 연구 역량을 ‘국가 표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12일 고려대 안산병원은 별관 지하 1층 로제타홀 강당에서 ‘연구중심병원의 성장과 미래 : 지역·산업·글로벌 협력’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중장기 연구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연구중심병원 제도는 바이오헬스 분야 연구개발(R&D) 및 기술사업화 촉진을 위한 국가 인증 제도로, 안산병원은 지난 4월 보건복지부 평가를 거쳐 처음으로 연구중심병원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날 연사로 나선 이주한 고려대 안산병원 연구부원장은 ‘안산병원이 만드는 첨단의료의 미래’ 주제 발표에서 “이번 인증으로 고려대의료원의 모든 산하 병원이 연구중심병원에 등극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안산병원은 연구자가 최고 수준의 실험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연구 인프라 개선을 지속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력 확보와 연구자 환경 지원을 위해 2019년부터 연 10억원을 별도 과제화해 중점연구사업단을 출범했다”며 “제브라피시 중개 연구, 헬스케어·AI, 환경·건강 등 3대 특화연구분야와 코호트 육성에 집중 투자해 안산병원만의 연구 정체성을 확립했다”고 덧붙였다.
제브라피시 중개연구는 작은 민물고기인 제브라피시를 동물 모델로 활용해 인체 질환의 기전을 규명하고 신약 개발과 치료법 연구로 연결하는 중개의학 분야다. 코호트는 특정 특성이나 경험을 공유하는 집단을 장기간 추적·분석하는 연구 기반을 의미한다.
이주한 고려대 안산병원 연구부원장이 12일 병원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효경 기자
연구경쟁력 향상을 위해 전주기 인재 양성 시스템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화연구 사업단과 연계한 선행연구부터 실적으로 이어지는 컨설팅을 제공해 신진 연구자의 성과 창출을 지원했고, 신규 교원의 연구 기반을 확립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부원장은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려대와 안산사이언스밸리(ASV) 기관들과의 연구 교류를 확대했다”며 “안산병원 중심의 다기관 컨소시엄을 통해 대형·장기 연구과제를 수행할 역량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또 “특화 과제와 중견 연구자 양성으로 병원의 연구 펀더멘탈을 강화했다”며 “이는 대규모 과제 수주 능력과 결합해 연구중심병원의 지속 성장 기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첨단의료 선도를 위한 중장기 목표로는 ‘데이터 기반 정밀의료’를 제시했다. 국가급 임상데이터 확보를 통해 안산병원의 AI·정밀의료 연구 연략을 ‘국가 표준’ 수준으로 도약시킨다는 포부다.
사업화·임상시험·네트워크를 통합하는 성장 플랫폼으로는 ‘사용적합성센터’가 소개됐다. 이 연구부원장은 “병원의 핵심 진료 환경을 정밀 묘사한 사용적합성센터를 2026년 개소할 예정”이라며 “지역 의료기기 개발 수요 대응과 전주기 기술개발 지원을 통해 연구중심병원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관 협력 기반의 ‘스마트 의료복지 표준’도 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지자체와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과 시너지를 내는 병원으로 나아가겠다”며 “안산의 지리적·사회적 특수성을 새롭고 유니크한 연구의 기회로 전환해 미래 의료 복지 모델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미충족 수요를 사업화의 동력으로 삼고, 의료데이터 깊이를 기반으로 지역의 첨단 산업 구조 전환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서동훈 고려대 안산병원장, 편성범 고려대 의과대학장, 김정숙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팀장 등이 참석했다. 서 병원장은 축사에서 “진료를 잘하는 병원은 많지만 연구를 스스로 개척하는 병원은 많지 않다”며 “연구자들이 머물고 싶어 하는 병원, 연구하기 좋은 병원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