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원칙·절제' 기조 내세웠지만…헌법존중TF '주홍글씨' 논란 여전
입력 2025.11.25 00:00
수정 2025.11.25 00:00
金, 사찰 우려에 '내란 한정 조사' 당부
불법행위 벼르는 국힘, '신고센터' 맞불
'친여성향' 자문단 '공정성 논란' 도마
TF 측 "계엄 찬성 인사는 후보서 배제"
김민석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직자를 대상으로 12·3 비상계엄에 참여·협조했는지 조사하기 위한 '헌법존중 정부혁신 총괄 태스크포스(TF)'가 닻을 올렸지만, 불신과 우려는 여전한 분위기다. 기존 개인 휴대전화 임의 제출 논란과 맞물려 제보센터 운영, 친여 성향 외부 자문단 등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까지 나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지만, 야권의 반발을 막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총리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헌법존중 TF와의 간담회에서 재차 '원칙·절제' 기조를 내세우며 우려 불식에 나섰다. 12·3 비상계엄 참여·협조 의혹이 있는 공직자가 승진 대상에 올라 공직사회 불신이 커졌다고 판단해 내부 조사에 나섰지만, 공무원 줄세우기와 불신 조장 우려가 지속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김 총리는 "TF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은 만큼, 원칙과 절제가 중요하다"며 "인권을 존중하는 적법 절차를 준수하며 이뤄져야 하지만, 이를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조사원은 즉각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TF 활동은 의식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대상으로 내란과 직접 연관된 범위에만 국한해서 정해진 기간 내에 가급적 신속하게 마무리 시점까지 철저하게 비공개로 이뤄져야 한다"며 "연말연시까지 최대한 집중력을 가지고 활동하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해 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앞서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도 TF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신속한 헌정 질서 회복과 공직 사회 통합을 위한 불가피한 국정 안정 조치"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총괄 TF가 구성되고 외부 자문단과 방향성이 공개되면서 우려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특히 자문단으로 구성된 인사가 친여 성향이라는 점에서 이미 이재명 정권에 불리한 공무원을 색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야권의 의심을 증폭시켰기 때문이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헌법존중정부혁신 TF' 자문위원 위촉식을 마친 뒤 위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외부 자문단은 △임태훈 군인권센터소장 △최종문 전 전북경찰청장 △김정민 변호사 △윤태범 방통대 교수 등 4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군, 경찰, 법률, 조직·인사 전문가로서 조사 과정에서 조언과 자문을 제공한다. 문제는 '조사 공정성·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외부 자문단이라고 총리실은 소개했지만, 면면을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인사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으로 임 소장의 경우 민주당 위성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국회 측 대리인으로, 윤 교수는 문재인 캠프에서 정부 조직개편을 담당했다. 최 전 청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에서 파견 근무한 이력이 있다. 야권은 이들을 전형적인 '정권 코드 인사'라고 평가한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23일 논평을 통해 "정권 코드 인사들로 채워 놓고, 도대체 어디가 공정하고 어디가 객관적이라는 것이냐"라면서 "특검이 5개월 동안 수십 차례 압수수색과 통신 영장을 집행하고도 찾지 못한 '내란범'을 TF가 제보와 휴대전화 검사로 색출하겠다는 것은 정치 보복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헌법존중 TF 활동을 '공무원 사찰'로 규정한 채, 조사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이뤄지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한 '신고 센터'까지 운영하며 견제에 나서고 있다. 특히 TF는 내란 가담 의혹이 불거진 공직자의 개인 휴대전화는 자발적 제출을 권장하고 있지만, 연루된 정황과 증언, 증거가 명확함에도 제출을 거부하면 수사 기관에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행위 역시 헌법에 보장된 사생활과 인격권 침해라고 판단해 우려를 보내는 실정이다.
박용찬 국민의힘 서울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네 죄가 없다는 걸 휴대전화를 공개해서 입증하라'라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사생활과 인격권 침해"라면서 "이재명 정권의 '내란청산 TF'는 적법성으로 위장된 국가폭력이자, 구체적 혐의 없이 75만명 공직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는 폭거"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당내에 '공무원사찰 불법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했다"며 "공무원 사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강요·협박, 절차·실체적 불법 행위로 의심되는 사항이 인지되는 즉시 신고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헌법존중정부혁신 TF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한 뒤 이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리실은 헌법존중 TF에 대한 우려는 인지하고 있지만, 과도한 해석이라며 우려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야권이 '코드 인사'라고 규정한 총괄 TF 외부 자문단의 경우, 전문성은 물론 12·3 비상계엄과 관계가 없는 인사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즉, 여권 인사가 아닌 '전문가'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TF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치 성향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헌법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 중심으로 가는 것이 헌법존중 TF의 취지가 아닌가 싶다"며 "전문성을 중심으로 뽑은 것이고, 정치적 중립을 업으로 하는 공무원이 정치적으로 판단해 뽑지는 않았을 것 아니냐"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외부 자문단 후보군을 (판단할 때) 비상계엄에 찬성한 분들은 사실 넣지 않았다"며 "자문을 위해선 계엄과 내란에 대한 판단 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고, 이걸 고려해 뽑다 보니 이렇게 구성된 것이지 친여 성향이라고 뽑았다는 것은 과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내부 제보 센터'가 오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제보 포비아' 얘기를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까지 제보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사실 관계가 부합한지 당연히 판단할 것이지만, 특정 인사가 '친윤'(친윤석열) 성향이라는 제보는 조사 대상도 아닐뿐더러 내란 관련 특정 액션에 대한 제보만 대상이기 때문에 (제보가) 굉장히 제한적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무리하게 하는 게) 가능하겠느냐"면서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것이 공무원의 징계에는 구제 방식도 있고 나아가 쟁송 기회까지 있는데, 무리하게 해봤자 좋은 것도 없기 때문에 모두 합법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