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계엄특검법'으로 반격하려 했지만…3시간 격론에도 결론 못 내

의총서 '내란·외환특검법' 대안 발의 여부 논의

"특검 자체를 반대" "여야 합의 필요" 의견 갈려

원내지도부가 개별 의견 파악 후 14일 결정키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야권의 '내란·외환특검법'에 대응하기 위한 자체 수정안, 가칭 '계엄특검법' 발의 여부를 두고 3시간 가까이 격론을 벌였으나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특검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과 "여야 합의를 통한 특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에 당 지도부가 자체특검안 발의 결정 권한을 소속 의원들로부터 위임받아, 오는 14일 오후 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브리핑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제출한 내란특검법에 대해서는 우리 당의 안을 낼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의원들 간의 의견이 갈려서 지도부가 그 결정 권한을 위임받았다"며 "내일(14일) 오후에 지도부 입장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의총에서는 특검법 발의 여부가) 찬반양론으로 갈렸다"며 "오늘 시간이 짧아서 많은 의원의 의견을 듣지 못했다. 원내지도부에서 의원들 개개인에게 전화를 걸어서 확인한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자체특검법 초안 내용을 공유하고, 의원들은 해당 법안 발의 여부와 관련해 3시간 가까이 격론을 벌였다. 초안에는 '내란·외환특검법'에 포함된 외환죄를 덜어내고, 특검 추천 주체를 민주당이 제시한 대법원장 추천보다 더 넓히고, 수사 대상과 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초안은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이 마련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복수의 의원총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원내지도부는 이탈표 가능성을 고려해 자체특검법을 제안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특검법을 발의하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한 의원들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자체특검법 발의 반대 의원들 사이에선 '계엄 선포를 내란죄로 연결할 수 있는지 확신을 못하지 않느냐'라는 취지의 지적을 한 의원도 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후 가진 브리핑에서 "이미 수사가 과할 정도로 진행이 되고 있는데 (특검까지 하면) 수사 혼선에 따른 국가기관의 충돌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주장하는 특검은 협상이 아니라 저지의 대상"이라며 "우리가 아무리 좋은 특검안을 들도 가도 (민주당에) 양보할 수밖에 없다. 특검이 별건 수사를 하고 매일 브리핑하면 민주당발 선전·선동에 좌지우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당론으로 특검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몇몇 뜻을 달리하는 분들이 있다"며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 우리가 특검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다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걸 지도부가 설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상욱 의원은 특검법 발의에 공개적으로 찬성 의견을 개진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이 꼭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씀을 드렸는데, '계엄이 잘못됐다고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있느냐'라는 의견을 주신 분도 계셨다"며 "(여야 간)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서로 안을 내서 힘겨루기 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야 합의로 특검법을 처리해 정쟁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경태 의원은 "여야 특검법에 대동소이한 내용이 많이 있어서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서 하면 여야의 합의된 특검법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우리 당에서도 대안을 제시했기 때문에 그 대안을 가지고 여야가 잘 합의해서 처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정쟁을 최소화시키는 길"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일부 의원들이 특검법에 반대하는 것엔 "국민적 설득력에 미치지 못하는 주장"이라며 "(계엄을 통해) 국회의원을 체포하려는 행위들, 국헌을 문란하게 한 행위가 과연 내란죄에 성립되는지를 특검을 통해 수사하자는 것이 여야의 공통되는 주제"라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민주당이 이번 주 내로 특검법을 올릴 것 같다"며 "그 전에 우리 의견을 종합해서 함께 협상에 나설 생각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우재준 의원은 "(당 차원의 수정안이) 일반 국민이 보기에 피해가지 않고 다 받아들일 만한 내용으로 잘 만들었더라"라며 "몇 분이 민주당 특검법의 어떤 것이 잘못됐고 독소조항인지 설명했다. (특검법을) 발의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