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부실우려' 부동산 PF 23조…부실채권비율 11% 웃돌아
입력 2024.12.19 14:00
수정 2024.12.19 14:00
정리·재구조화 21조 중 4조5000억 처리
금융당국 "PF 부실사업장 정리 신속 이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추진하고 있는 금융당국이 강화된 사업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 유의 또는 부실우려로 분류된 PF 사업장 규모가 2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사업성 평가 결과보다 약 2조원이 더 늘었다. 이에 따라 부실채권비율이 11%대로 치솟은 가운데, 금융당국은 신속한 부실 정리를 주문했다.
◆ 부실 사업장 22조9000억, 전체 PF 10.9%
19일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결과 및 정리·재구조화 현황'을 공개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강화된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적용해 1·2차 사업성 평가를 실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금융권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져)은 210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0조7000억원 감소했다. 전분기 말 대비로는 6조1000억원이 줄었다. PF 익스포져에는 PF성 대출(PF대출+토지담보대출)과 채무보증 익스포져가 포함됐다.
금융업권별로는 상호금융권(-8조5000억원) 저축은행(-6조7000억원), 여전사(-4조3000억원), 보험(-2조8000억원) 순으로 줄었다. 은행권은 1조원, 증권은 6000억원 소폭 증가했다.
강화된 사업성 평가 결과 9월 말 기준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져는 22조9000억원으로 전체 PF 익스포져의 10.9%를 차지했다. 1차 평가대상 중 유의·부실우려 익스포져(21조원) 대비 1조9000억원이 늘었다.
PF유형별로 살펴보면 본PF 4조6000억원, 브릿지론 4조8000억원, 토담대 13조5000억원이었다. 금융업권별로는 상호금융 10조9000억원, 저축은행 4조4000억원, 증권 3조8000억원, 여전사 2조7000억원, 보험 7000억원, 은행 4000억원 순이었다.
◆ 부실채권비율 5.2%p↑…영향 제한적
금융당국은 1·2차 사업성 평가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적립에도 불구하고, 금융회사의 PF 충당금적립액 및 자본비율 등 감안시 전반적으로 금융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9월 말 기준 PF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11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조4000억원 증가했다.
또한 사업성 평가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에도 자본비율 증자 등으로 대부분 업권에서 자본비율이 높아졌다. 최저 규제비율을 미충족한 금융회사도 없었다. 각각 증권사의 자본비율은 38.89%포인트(p), 저축은행 0.83%p, 여전사 0.66%p, 은행 0.25%p가 높아졌다.
다만, 강화된 사업성 평과 결과로 유의·부실우려 여신이 증가하면서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함에 따라 지속적인 PF 부실채권 정리 및 연체율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5.2%에서 9월 말 11.3%까지 올랐다. 고정이하여신은 회수에 문제가 생긴 부실채권이다.
건설사에도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건설사 유의·부실우려 여신 22조9000원 대부분이 브릿지론·토담대(18조3000억원)으로, 공사가 진행중인 본PF(4조6000억원) 규모는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2차 평가의 영향으로 연내 유동성이 우려되는 대형 건설사(시공사 30위 이내)도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행사의 경우 대부분이 매출 규모가 적은 영세업체로 PF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부실 정리 21.4% "경·공매 활성화 필요"
PF 정리-재구조화도 진행중이다. 6월 말 1차 평가 결과 정리・재구조화 대상 20조9000억원 중 4조5000억원(10월 말 기준)이 이행 완료됐다. 경공매・수의계약・상각 등을 통해 총 2조8000억원, 신규자금 공급 등을 통해 총 1조7000억원의 사업장을 재구조화했다. 이는 당초 10월까지 계획한 물량(3조8000억원)의 118.4%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업권별 완료율은 새마을금고 29%, 증권 20.%, 상호금융권 17.7%, 저축은행 16.7% 등이다. 금감원은 이같은 노력을 통해 PF고정이하여신비율이 2%p, PF연체율이 1.3%p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주택공급 촉진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정리・재구조화 대상 20조9000억원 중 주거 사업장은 10조9000억원이며, 10월말까지 2조8000억원 사업장이 정리・재구조화를 완료했다. 이를 통해 약 3만5000호에 상당하는 주택공급 촉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8조1000억원 규모의 잔여 사업장 정리가 원활할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로 약 10만4000호 상당의 주택공급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 자산건전성 지표 개선과 새로운 대출취급 여력을 확보하도록 PF 부실사업장에 대한 사후관리 신속 이행을 지속 독려할 것"이라며 "업권과 협의해 경·공매 등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부동산 PF 제도개선 방안이 차질없이 시행되도록 책임준공 합리화 및 PF 수수료 관행 개선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부동산 PF시장 및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신디케이트론 등을 통해 자금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적극 지원․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