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대통령이냐" 머스크 공개 압박에 트럼프 측근들 '경악'
입력 2024.11.18 10:22
수정 2024.11.18 10: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막강한 후원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기 행정부 구성에 공개적으로 개입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일부 측근들이 이를 거슬려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과 핵심 내각 자리를 두고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모습이다.
머스크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트럼프 공동 인수위원장이자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최고경영자를 "실제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러트닉은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재무부 장관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머스크는 베센트에 대해서는 "늘 해오던 대로의 선택"(business-as-usual choice)이 될 것이라며 "늘 해오던 대로의 선택은 미국을 파산하게 만들고 있기에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머스크의 행보는 그가 새 행정부에서 인사 및 정책 결정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이에 대해 트럼프 측근들은 상당히 혼란스러워 하며 심지어 두려워 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참모진 등 일부 측근들은 선거 운동 기간 머스크의 재정적, 정치적 지원을 고마워했으나 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것.
WP는 트럼프 당선인이 여전히 고심 중인 사안을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밀어붙인 것에 일부 측근들은 경악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 당직자들과 접촉하는 한 인사는 "사람들의 기분이 좋지 않다"며 "머스크의 발언은 그가 '공동 대통령'으로 행동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며 그가 자신의 새로운 역할에서 선을 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선거에 1억달러(약 1396억원) 넘는 돈을 지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 이후 계속 함께하며 트럼프 소유의 마러라고 골프장에서 그의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손녀 카이 트럼프는 최근 '일론 삼촌'이라며 머스크, 머스크의 4살 난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또 16일에는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UFC 대회를 관람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