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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없숲’ 고민시, 치열함 끝에 마주하는 희열 [D:인터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4.09.09 08:50 수정 2024.09.09 08:50

늘 호기심, 떨림 있지만…촬영 들어가면 재미 느껴”

“호평은 이벤트, 열심히 달릴 것”

오디션을 보면서도, 합격한 이후에도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놓지 못했다. 그만큼 끊임없이 고민하며 완성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시청자들의 호불호에도 불구, 배우 고민시의 연기에 대해서만큼은 ‘놀랍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치열하게 한계를 깨며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스릴감을 선사한 고민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고민시는 극 중 영하(김윤석 분)의 펜션을 찾은 손님이자 불청객 성아를 연기했다.


ⓒ넷플릭스

미스터리한 면모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성아는 때로는 의뭉스럽게, 또 때로는 광기 어린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변인물들을 쥐락펴락한다. 동시에 그런 성아의 섬뜩함이 이 드라마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했다. 고민시 또한 성아의 중요도와 어려움을 모르지 않았다.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부담이 큰 도전이었지만, 고민시는 고민을 거듭하며 어렵게 성아를 완성해 나갔다.


“빌드업 과정이 어렵게 느껴졌다. 미팅 때는 대본을 5부까지만 확인을 했는데, 감독님께서 ‘작두를 타야 한다’는 말씀까지 하셔서 더 걱정이 됐다. 연기를 함께하는 선배님들도 너무 존경하는 분들이라 민폐가 되고 싶지 않았다. 전체 리딩 전에 이틀 동안 밤을 새우고 갔다. 첫 대사를 어떻게 내뱉어야 할지, 첫인상을 잘 남길 수 있을지 그런 기대감, 떨림이 있었다.”


외적인 부분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눈에 띄는’ 성아를 위해선 내면도, 외면도 ‘강렬함’이 필요했던 것. 헤어, 메이크업은 물론, 입술 색깔까지 신경 쓰며 완성한 성아에 대해 “예쁘게 잘 담아주셨다”라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43kg까지 체중을 감량하며 성아만의 색깔을 구축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감량은 제 선택이었다. 나중엔 기운이 없어 보였는지 감독님께서 ‘그만해도 된다’고 하셨다. 그런데 저는 예쁘게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척추뼈가 드러나며 기괴해 보였으면 좋겠다고 여겼다. 찰나로 지나가더라도 그것이 더해졌을 때 성아라는 캐릭터가 잘 보일 것 같았다. 섹슈얼하게 다가가는 게 아니라 캐릭터로서 살아있는 느낌, 동물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


성아의 내면도 놓치지 않고 표현해 입체감을 불어넣기도 했다. ‘단순한’ 악역이 아닌, ‘새로운’ 악역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놓치지 않았던 것. ‘본 적 없는’ 악역을 만들어낸 배경에는 이러한 치열함이 있었다.


“단조로우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 악역은 일 대 다수로 겨루다 보니 늘 외롭다, 희로애락을 느껴질 수만 있게 해 줘도 입체감이 살 것 같더라. 빌런이라고 해서 빨리 사라지는 게 아니라 매력적으로 볼 수 있게끔 하는 힘을 찾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김윤석 선배님께서 말을 해주셨다. 그래서 전 남편과의 관계성도 그렇고, 아빠와의 통화에서도 성아가 느끼는 감정들이 묻어나게끔 하려고 했다. 집 안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인지 등의 요소를 틈새로 보여주고 싶었다. 마지막 통화에서도 약간의 서글픔을 담아내고자 했다.”


이러한 과정이 고통스러울 법도 했지만, 고민시는 “짜릿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 과정을 통해 그간 보여주지 못한 새 얼굴을 보여준 것도 만족했다. 이러한 과정이 없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희열감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즐기는’ 모습도 보여줬다.


“느껴보지 못한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다. 또 내게 큰 자산이 됐다고도 생각한다. 선배님들이 조언도 너무 많이 해주셨다. 현장에서 호흡을 맞춰 보는 것만으로도 배움이라고 느꼈다. 회차가 사라지는 게 아쉬웠다. 하기 전날 가장 떨리긴 한다. ‘선배님은 어떻게 하실까, 또 감독님은 어떻게 연출하실까’ 궁금증, 호기심, 떨림은 늘 있다. 그런데 막상 리허설을 하고, 촬영에 들어갈 땐 그 순간에 집중을 하고 재밌게 하는 것 같다.”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나를 어디까지 테스트하는 것일까’라고 생각할 만큼 힘들 때도 있지만, 도전을 완료해 나가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점차 넓혀나가고 있는 것이다. 더 성숙해질 고민시를 꿈꾸며 지금처럼 치열하게 나아갈 생각이다.


“좋은 평가는 아무래도 그간 열심히 일했던 게 한 번에 나오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 이벤트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대는 계속 변한다. 또다시 시대가 변해서 더 성숙한 저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믿고 열심히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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