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범야권 리더십, 조국 선명성에 흔들릴까
입력 2024.04.11 07:10
수정 2024.04.11 07:10
이재명, '비명횡사 공천'으로
민주당 내 대권 도전 입지 강화
조국, 제3교섭단체 구성 여부 주목
'선명성' 앞세워 이슈몰이 가능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을 강행한 끝에 4·10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당내 경쟁자를 공천 과정에서 '제거'한 만큼, 민주당을 완전히 거머쥔 이 대표의 대권 도전 입지가 강화됐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하게 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더 빠르게 더 강하게 더 선명하게 행동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향후 범야권 주도권을 두고 이 대표와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오전 7시 기준으로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조국혁신당은 12석을 확보했다.
조국혁신당은 '제3지대 정당' 가운데 가장 많은 의석수를 확보했지만 교섭단체 요건은 갖추지 못했다. 원내교섭단체는 의석수 20석 이상을 확보해야 구성할 수 있다. 교섭단체는 독자 법안 발의가 가능하고, 상임위원장도 할당받을 수 있다.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의회 운영 일정에 관여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조국혁신당이 여타 군소정당과 연대해 제3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조 대표가 강조해 온 "검찰 독재정권 조기 종식" 목표를 명분으로 진보당·새진보연합 등의 협조를 끌어내려 할 것이란 관측이다.
조 대표가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할 경우, 예고했던 '한동훈 특검법 발의'를 시작으로 선명한 야당의 존재감을 가감 없이 드러낼 전망이다.
실제로 조 대표는 이날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조 대표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약속드렸던 것을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실천에 옮기겠다"며 "더 빠르게 더 강하게 더 선명하게 행동하겠다"고도 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번 총선 핵심 공약으로 검찰 독재정권 종식과 사회권 선진국 토대 마련을 제시한 상황이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4번인 신장식 후보는 "다른 분들이 '흩어지는 거 아니냐' '민주당이랑 이렇게 저렇게 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한다"면서도 "전국을 다니면서 확신하게 됐다. 제3의 길을 가는 우리 조국혁신당이야말로 사회권 선진국을 만들어내는 쇄빙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독재(정권) 조기 종식, 그 다음을 기다려달라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차기 대선 과정에서도 조국혁신당이 일정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조국혁신당이 선명성을 앞세워 이슈몰이에 성공할 경우, 이재명 대표를 향한 주목도와 야권내 기대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특히 범야권이 이번 총선에서 은근히 기대했던,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을 무력화하고 경우에 따라 탄핵소추 의결과 개헌안 의결까지 가능한 200석 확보에 실패한 만큼, 조 대표와 이 대표 사이에서 차기 대권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윤 정부 심판론'이라는 '바람'을 타고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로 '윈윈'했던 두 사람의 향후 '관계 설정'이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