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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지만 예쁜 산골처녀의 일상'…결말은 사기꾼의 감옥행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4.03.20 03:59
수정 2024.03.20 03:59

중국의 한 시골 마을에서 부모를 여의고도 밝은 모습으로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꾸려나간 '산골처녀'가 감옥살이를 하게 됐다. 이른바 '감성팔이'를 연출하며 저질 농산물 등을 판매해 폭리를 취한 1인 미디어 업체 소속 연예인이었기 때문이다.


ⓒSNS

19일(현지시간) 더페이퍼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자오쥐에현 인민법원은 인플루언서인 왕훙 랑샨 마오에 대해 허위광고 혐의로 징역 11개월과 벌금 8만위안(1485만원)을 선고했다.


마오는 지난 2018년부터 산골 마을에서 생활하는 짧은 영상을 게시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가 살고 있는 랑샨 지역은 생활이 어려운 시골로, 부모를 잃고 감자로 연명하며 힘겹게 농사일을 하면서도 밝은 모습을 보이는 그에게 많은 사람들은 응원을 보냈다. 예쁜 외모를 갖고 있는 것도 그의 인기에 한몫했다.


마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는 200만 명을 넘어섰고 이때부터 그는 산골 지역 사람들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온라인 방송을 열었다. 그의 팔로워는 386만명까지 늘어나는 등 인기가 치솟았다.


그러나 그가 평소 보여지는 모습과 달리 화려한 생활을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그가 명품 매장을 드나들며 쇼핑을 하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이때마다 마오는 "나는 진짜 산골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며 해명하고 온라인 방송을 이어갔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끈질긴 조사 끝에 그의 부모가 아직까지 살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마오의 가정 형편은 그리 나쁘지 않으며 그가 어느 날부터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는 주변 사람들의 증언도 나왔다.


마오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자 지방 정부 차원에서 조사에 나섰고 결국 랑샨 마오는 1인 미디어 업체에서 소속돼 사실상 연기자로 활동하는 연예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마오를 비롯해 여러 명의 왕훙들은 1인 미디어 업체의 육성을 거쳤으며 이들이 온라인에서 직접 재배했다며 판매한 상품들도 사실은 도매시장에서 사온 것으로 밝혀졌다. 판매한 농산물도 대부분 저품질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회사 대표였던 탕모우는 어느 날 랑샨 마오의 영상을 보게 된 후 상품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접근하게 됐고 다른 왕훙들과 함께 조직적인 상품 판매를 통해 이득을 남긴 것이었다. 이들이 판매한 상품 매출은 3000만위안(약 55억7000만원)을 넘고 이익도 1000만위안(약 18억6000만원) 이상이었다.


량산시는 이들의 계정을 전부 영구 폐쇄하기로 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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