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또또 만났다…정진석 vs 박수현, 공주·부여·청양서 경쟁 [총선 민심 픽미업 ⑬]
입력 2024.02.20 06:00
수정 2024.02.20 06:00
지난 두 차례 맞대결에선
부여·청양 승리한 鄭 당선
공주 우세 朴은 낙선
오는 4월 22대 총선과 관련한 여야 공천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거물급 인사들에 대한 단수공천이 속속 진행 중인 가운데, 충청남도 공주·부여·청양에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간 3번째 맞대결이 성사됐다.
공주·부여·청양이 하나의 선거구로 통합된 20대 총선부터 이번 총선까지 한 차례도 빠짐없이 맞대결을 펼치게 된 셈이다.
두 후보는 앞선 두 차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를 무대로 경쟁한 바 있으며, 모두 정 의원이 승리했다.
특히 득표차가 3.17%p(20대 총선)에서 2.22%p(21대 총선)로 줄어 경쟁 구도가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 대선에선 "충청이 고향"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지지세가 확인된 바 있다.
충남 최다선인 정 의원은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영입 단계부터 깊숙이 관여하며 윤석열 정부 출범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엔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어수선했던 당 분위기를 추스르기도 했다. 지역주민과의 스킨십에 능한 정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적임자라는 점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정 의원은 지난달 의정보고회에서 "뿌리가 공주인 윤 대통령이 이륙할 수 있도록 4월 총선에서 힘을 실어달라"고 말했다.
도전자인 박 전 수석은 자신의 출마를 "정치 지형 변화에 대한 끈질긴 도전"으로 규정했다. "차돌처럼 단단한 보수 지역"에서 민주당도 선택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몸소 증명해 보이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지난 두 차례 총선에서 박 전 수석은 공주에서 웃고, 부여·청양에선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배지를 거머쥔 것은 언제나 정 의원이었다.
이번 선거 역시 부여·청양에서 최종 승자가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박 전 수석은 해당 지역 유권자와 접촉면을 넓히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사실상 본선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두 사람은 우선 장외에서 불어오는 부정적 여론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정 의원은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바 있다.
다만 1심 판사가 학생 시절은 물론 법관 임용 후에도 인터넷 게시글을 통해 민주당 지지 성향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돼 '좌파 판결' 논란이 일었다.
정 의원 측은 "1심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정 의원에게 검찰 구형(벌금 500만원)보다도 무거운 징역 6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
정 의원 측은 "피고인은 현역 국회의원"이라며 "선고 결과가 주민들의 심판을 받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되도록 총선이 있는 4월 10일 전에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전 수석은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원회' 초대 회장을 맡은 이력이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지난 2019년 출범한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는 유엔 명칭·로고를 활용해 기업 등으로부터 44억원의 후원금을 모금했으나, 유엔과 무관한 단체라는 점이 뒤늦게 드러났다.
박 전 수석은 한국위에 후원금을 냈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로부터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달 고소를 당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후원금 가운데 약 7억원이 박 전 수석 지역구에 활용됐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박 전 수석이 '유엔 사칭 단체를 지역구 관리에 활용한 것 아니냐'는 취지다.
이에 박 전 수석은 "낙후된 마을회관, 지역아동센터나 보육원 시설의 환경개선 지원사업이 어떤 정치적 이득이 있다는 말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 초대회장으로 약 1년 3개월간 재직하는 동안, 단 1원의 월급도 수령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