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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우리 전쟁 안 끝났지”…위험 커지는 ‘코리아 리스크’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4.01.17 12:33
수정 2024.01.17 12:3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일 ‘도발’

탄도미사일 발사 등 새해에도 계속

미 전문가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

기재부 “경제 근 영향 미치지 않을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 노동당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조선중앙TV뉴시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상시적 위기, 즉 ‘코리아 리스크’가 최근 몸집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 약점 가운데 하나인 북한 문제가 또 한 번 발목을 잡는 게 아닌지 우려한다.


북한은 지난 14일 올해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14일 오후 2시 55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추정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며 “미사일은 약 1000km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5일과 6일 북한군은 연평도 북서방 서해상에서 60여 발 이상 포사격을 하며 우리 군을 도발했다. 포탄은 북방한계선(NLL) 해상완충 구역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러한 위협은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강경 발언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읽힌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노동당 전원회의 5차 회의에서 “조선반도 지역의 위태로운 안보 환경을 시시각각으로 격화시키며 적대 세력들이 감행하는 대결적인 군사 행위들을 면밀히 주목해 보면 ‘전쟁’이라는 말은 이미 우리에게 추상적인 개념으로가 아니라 현실적인 실체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핵위기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고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하여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정은 ‘주적’ 발언 이례적…美 전문가 “무력 충돌 가능성↑”


또한 지난 10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주요 군수공장을 시찰하면서 “대한민국 족속들을 우리의 주적으로 단정했다”며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행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 관계 상황에 따라 한국을 주적으로 규정하거나 주적에서 배제하는 식으로 입장을 자주 바꿔왔다. 다만 김 위원장이 직접 한국을 주적으로 규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발언을 내부 경제난에서 비롯한 불만을 외부로 돌려 주의를 환기하려는 목적으로 분석한다. 내부결속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수법일 뿐, 실제 한국에 직접 무력 도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북한이 보여주는 일련의 행위가 과거와는 다른 수위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지난해 북한의 9·19 군사합의 파기 선언 이후 서해 NLL, 육지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그 우려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전문가 경우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미국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따르면 로버트 칼린 미들베리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11일(현지시간) 공동 기고문에서 “한반도 상황은 1950년 6월 초 이래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칼린 연구원과 해커 박사는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우리는 김정은이 1950년 그의 할아버지처럼 전쟁을 한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가 언제 방아쇠를 당길지 알 수 없지만, 위험의 수위는 한미일의 일상적 경고를 넘어선 상태”라고 경고했다.


미국 전문가 분석이 과한 해석이라 하더라도 코리아 리스크가 커진 것만은 분명하다.


킴엥 탄 국제 신용평가사 S&P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신용평가팀장(전무)은 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페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강건하다”면서도 “한국이 더블A에 머물고 있는 이유는 북한 등 안보 관련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한반도를 둘러싼 갈등 상황이 어떤 이유에서든 중대하게 상당히 증가한다면 이 경우에도 북한과 관련이 높을 텐데 그렇게 되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는 트리거(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북한 리스크가 커지면 관계기관 합동으로 점검 체계를 운용하거나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시장안정 조치를 하겠다는 게 정책의 기본”이라면서도 “앞으로 추가 도발이 어느 정도 이뤄질지 알 수 없지만,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게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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