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린 얼굴·잘린 팔'…인신매매 의혹 거지들 출몰에 태국 '충격'
입력 2023.12.01 04:01
수정 2023.12.01 04:01
최근 태국에서 얼굴과 팔다리 등 신체가 심하게 훼손된 중국국적의 걸인들이 출몰해 '인신매매'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으나 태국 경찰은 국제 인신매매 조직과 연루된 가능성을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28일(현지시간) 태국 매체 방콕 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이민국 측은 "최근 방콕에서 구걸 행위를 해 체포된 중국인 6명이 인신매매 범죄에 연루된 것은 아니며, 이들이 말레이시아 및 싱가포르에서도 구걸 활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이민국 부국장 판타나 누차나르트는 "이들 중 일부가 서로를 알고 있음을 인정했고, 인신매매가 된 적이 없다. 그들은 독립적으로 일했다고 주장했다"며 구걸로 인해 이득을 봤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쯤부터 태국 방콕 시내에서 '의문의 행인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일반 시민들이 이들을 촬영한 사진이 다수 올라왔는데 이들은 얼굴이 심하게 녹아내렸거나 화상 자국이 있었고, 사지가 훼손된 경우도 있었다.
이로 인해 "국제 인신매매 조직에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다. 장애가 있는 중국인들이 한꺼번에 구걸에 나선 것은 흔치 않고, 이들이 아파트나 호텔 등에서 함께 지냈으며 모두 한 '중국어 통역사'와 연결돼 있었기 때문이다.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결국 태국 경찰이 단속에 나섰고, 남녀 6명이 체포됐다. 조사 결과 수상한 걸인들의 국적은 중국이었다.
이들은 "태국에서 구걸이 불법인지 몰랐다"고 변명하며 자발적으로 구걸했다고 진술했다.
태국에서는 구걸이 불법이기 때문에 경찰은 이들을 중국으로 추방하고 10년 간 태국 입국을 금지했다.
경찰이 "이들이 벌어들인 돈이 제3자에게 흘러간 정황은 없다"며 수사를 종결했지만 음모론은 사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태국은 경제와 관광산업 회복을 위해 지난 9월 말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중국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태국 정부의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관광객 입국 조건을 지나치게 완화하면서, 신원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이들까지 무분별하게 들어오고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