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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못 좁히는 ‘정부-의협’…증원반대 모순 vs 여론몰이 [의대 증원④]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3.11.25 06:00
수정 2023.11.25 06:00

의대 수요조사 발표 후 첫 회의

30분 만에 파행…향후 일정 미정

의협 “최후수단 동원…총파업 불사”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가운데)이 정부의 의대 정원 수요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대한의사협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를 위한 수요조사 결과 발표 이후 처음 진행된 의정 협상에서는 날 선 공방만 주고받다 회의가 30분 만에 파행됐다.


복지부와 의협은 지난 22일 제18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전날 복지부가 전국 40개 의대가 당장 내후년 입학정원을 최소 2000명 이상 늘리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의협은 회의 시각부터 강한 불만을 표했다. 양동호 광주광역시의사회 의장 겸 협상단장은 복지부 협상단에 “전날 핵폭탄(수요조사 결과)을 날리셔서 협상단 입지를 굉장히 좁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필수·지역의료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충분히 논의한 다음에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로 했는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논리적이지도 않고 비과학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건 여론몰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측의 지적에 대해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의대 정원을 늘리려면 학교에서 교육이 가능해야 하니까 진행한 기초 수준의 조사”라며 “세부적으로 학교별 교직, 교원 수, 수련 받는 병원 역량까지 조사했다. 이를 고려해야 정원을 늘릴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박했다.


정 정책관은 “이제 막 의대정원 증원의 첫발을 뗀 상황에서 벌써 의료계에서는 총파업과 강경 투쟁이라는 단어를 언급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병원의 인력이 부족하고 수억원 연봉으로도 의사를 구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면서도 의대 정원을 늘리는 데 반대하는 모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당초 이날 회의에서는 필수의료 붕괴 문제 해소를 위해 중증·필수의료 적정 보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대립각만 세우다 의협 협상단이 먼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회의는 아무런 진전 없이 약 30분 만에 중단됐다. 향후 회의 일정도 조율하지 않았다.


다만 의협이 지속적으로 강경 대응을 시사한 만큼 예고된 파행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의협은 정부가 의대 증원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이필수 의협회장 등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을 불사하겠다”며 반발했다.


이 회장은 “국가의 의대 정원 정책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의료 정책이자 대한민국 의료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교육 정책”이라며 “증원 결정과 규모에 대한 분석에는 반드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과학적 근거와 충분한 소통 없이 의대 정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면 2020년보다 더욱 강력한 의료계의 강경 투쟁에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오는 26일 전국의사대표자 회의를 열고 협의체 지속 여부와 총파업 등 향후 거취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둔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양 단장은 “정부가 의료계와의 소통을 거부하고 신중한 검토 없이 의대 증원 정책을 강행하려 한다면 의료계는 최후의 수단을 동반한 강경투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발생하게 될 우리나라 필수 의료 지역, 의료 붕괴와 의료 공백으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오롯이 정부에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 조건부 의대 증원 공감…“대학 아닌 지역에 배분해야” [의대 증원⑤]에서 계속됩니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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