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권' 받았다…'인요한 혁신위' 국민의힘 싹 바꿀까
입력 2023.10.24 00:00
수정 2023.10.24 00:08
'혁신기구+김기현 2기 체제' 실패하면 '비대위'
'동갑' 김기현·인요한 "대화도 편하게 잘 이뤄져"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푸른 눈의 한국인'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로 결정됐다. '김기현 2기 지도부' 체제는 국민의힘 혁신기구 성패에 달렸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김기현 지도부는 '혁신기구+김기현 2기 체제'와 '비상대책위원회' 기로에서 다시 한 번 재신임을 받았다.
'혁신기구+김기현 2기' 성공 키워드는 '자율성'과 연관이 있다. 용산 대통령실의 의중에서 자유로워야 하며, 특히 혁신기구는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 눈치 또한 보지 않고 당 쇄신 작업을 이끌어야 한다. 김 대표는 인요한 신임 혁신위원장에게 혁신기구 '전권'을 약속했으며, 인 혁신위원장은 故 이건희 회장 발언을 인용해 "와이프와 아이들 빼고 다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현 대표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혁신위원장직을 수락한 인 혁신위원장을 만나 "'한국형 앰뷸런스'를 개발해 국민에게 희망을 줬듯 국민의힘에서도 역량을 잘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어려운 자리임에도 혁신위원장을 수락해 줘서 감사하다"며 "오늘 오전 인요한 교수께서 '와이프와 아이들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했는데 국민의 지지가 높은 것을 확인했다. 그런 자세로 혁신위 관련해 우리 당도 그 뜻을 잘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인 혁신위원장은 "32년 동안 대학병원에서 일했는데 (당 혁신위원장은) 새로운 일이어서 배우는데 예습과 복습을 많이 해야 해 시간을 달라"면서도 "며칠 전 (김기현) 대표와 식사를 같이 했는데 무서울 정도로 권한을 많이 부여해줬다"고 했다.
김 대표와 인 혁신위원장은 1959년생 동갑내기다. 인 혁신위원장은 "(김 대표는) 형도 아니고 동생도 아니고 우리가 동갑이니까 대화도 아주 편하게 잘 이뤄졌다"고 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내가 몇 달 빠르다. 내가 형"이라고 웃으며 농담했다. 프로필상 김 대표는 2월, 인 혁신위원장은 12월에 태어났다.
인 혁신위원장은 김 대표와의 공식만남에 앞서 이날 오전 이만희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만난 직후 취재진에게 "생각은 달라도 사람을 미워하진 말자"며 당내 통합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통합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내가 아직 정치를 해본 적이 없고, 32년간 의료원에서 의사로 일했기 때문에 공부할 게 많다"고 했다.
이어 "오늘 특별히 말씀드릴 건 없지만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통합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진 말자는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혁신기구에서 '공천 룰'을 논의할 예정인지를 묻는 질문엔 "내게 주어진 건 이론적인 방향"이라면서도 "내가 병원에서 환자들 휠체어 미는 것 잘한다. 국민의힘에 있는 많은 사람이 내려와야 한다. 변화하고 희생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혁신위 인선과 관련해선 "아주 능력 있는 분들을 보고 있다. 여성(위원)이 많았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혁신위원은 8~9명 정도로 구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인요한표 혁신기구 성공에 대한 정치권 전망은 제각각이다. 사실상 혁신위 활동기간은 내년초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출범 전까지다. 3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국민의힘에 눈에 띄는 쇄신을 가져오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론이 나온다.
또한 인 혁신위원장이 정치권 인사가 아니라 정무에 밝지 않다는 점, 대통령실·김기현 대표 입김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 여부 등이 우려 사항 등으로 꼽힌다. 만약 '인요한 혁신기구'가 성과를 얻지 못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당 안팎에서는 '비대위' 이야기가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도권 위기론'을 가장 먼저 외친 4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인 혁신위원장과 관련해 "우리가 지금 해야 될 것은 국민 통합이 아니라 변화혁신위원장"이라며 "그래서 존경하는 분이지만 어떻게 역할할지는 두고봐야 할 거 같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해야 될 것은 국민 통합이 아니라 변화혁신위원장이다. 정말로 당 내부의 체질을 개선시키고 정말 총선에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대수술을 할 수 있는 집도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체질 개선과 관련해선 "참 치유하기 힘들다는 것이 뭐냐면 우리는 이상하게 덧셈 정치보다는 뺄셈 정치 경향이 아주 강하다"며, 이준석 전 대표 등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