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아니면 실패’ 막내 벗어난 강백호, 대표팀 트라우마 벗어나나 [항저우 AG]
입력 2023.09.29 07:21
수정 2023.09.29 07:21
한국 야구대표팀 최근 국제무대 수모 함께 겪어
AG에서는 막내 벗어나 후배들 이끌어야 하는 위치
대표팀 금메달 부르는 맹활약으로 명예회복 여부 관심

아시안게임 4연패를 노리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항저우에 입성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28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2010 광저우 대회를 시작으로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야구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4연패에 도전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금메달 획득 가능성은 매우 높다. 병역 혜택이 걸린 아시안게임에 한국 야구는 최정예에 가까운 전력을 구축해 참가한다. 사회인(실업야구) 선수들로 엔트리를 짠 일본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B조에 편성된 한국은 10월 1일 홍콩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 뒤 2일 대만과 격돌한다. 3일에는 예선라운드 1위팀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조별리그 상위 2개팀은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전력상 한국의 슈퍼라운드 진출은 확실시된다.
A조에서는 일본, 중국이 슈퍼라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슈퍼라운드 1,2위 팀은 금메달 결정전에서 맞붙는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국제무대에서 수모를 당하고 있는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세울 기회다.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 등 2000년대 초반 국제무대에서 상승세를 타던 한국 야구는 2013·2017·2023 WBC 1라운드 탈락, 2020 도쿄올림픽 노메달 굴욕을 당했다.
국제무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고도 KBO리그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팬들은 언제든 떠날 수 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밀려난다면 팬들에게 할 말이 없다”며 ‘무조건 금메달’을 외치고 있다.
최근 국제무대서 한국야구가 수모를 당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강백호다. 항저우에 도착한 자리에서 강백호는 “현재 컨디션이 좋다. 첫 경기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기대를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8년 신인왕을 수상하며 ‘야구천재’로 불리기도 했던 강백호는 대표팀에만 합류하면 ‘껌 파문’, ‘어이없는 주루사’ 등 묘한 상황에 놓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는 '아리랑 송구' 논란으로 야구팬들로부터 거센 질타를 들었다. 결국 강백호는 지난 6월 감기몸살, 피로 누적 등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표면적인 이유는 몸 상태라고 하지만 심경이 복잡했다.
지금이야 KT가 믿기 어려운 반등에 성공해 2위를 달리고 있지만, 당시에는 팀도 하위권을 맴돌았다. 이를 지켜보는 강백호도 괴로웠고, 팬들의 원성은 더 커져갔다. 한 달 만에 복귀한 뒤에도 썩 좋지 않았던 강백호는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살아나며 기대를 키우고 있다.
강백호도 어느덧 네 번째 국제대회를 치른다. 프로 데뷔 6년차로서 대표팀의 중심 선수다. 선배 보다는 후배들이 훨씬 많고,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막내도 벗어났다. ‘MVP’ 이정후가 빠진 상황에서 강백호의 책임과 역할은 더 커졌다.
"금메달이 아니면 실패"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한국의 금메달 가능성은 높다. 부담도 크지만 강백호에게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대표팀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아시안게임 개막에 임박해 본 궤도에 진입한 강백호가 금메달을 부르는 맹활약으로 그동안의 질타를 찬사로 덮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