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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의 원수 반대"…北국방장관, 러시아와 '위협인식' 조율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3.08.24 19:06
수정 2023.08.24 19:08

한미일, 인태지역 위협인식 조율

북, 러시아와의 연대 강화 의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주북한러시아대사관

북한 위협에 초점을 맞춰온 한국과 미국, 일본이 최근 정상회의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과 관련한 위협인식을 조율한 가운데 북한은 국방장관을 내세워 러시아와의 연대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공동의 원수를 반대하는 정의의 싸움에서 러시아와의 전투적 우의와 단결을 백배해 나갈 것"이라며 북러가 위협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모양새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위협 인식의 교집합을 확대한 한미일 협력이 '준동맹' 수준으로 격상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을 에둘러 강조한 셈이다.


강순남 국방상은 24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국가의 주권적 권리를 수호하고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러시아 인민의 정의의 위업에 다시 한번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보낸다"며 "공동의 원수를 반대하는 정의의 싸움에서 러시아와의 전투적 우의와 단결을 백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 국방상은 "미국 주도의 서방 집단을 능가하는 정의롭고 진보적인 세력들의 물심양면의 지지·성원 속에 영웅적인 러시아 군대가 위대한 전승의 역사에 또다시 영광스러운 한 페이지를 써넣게 될 그날은 반드시 오게 될 것이라고 굳게 확신한다"고도 했다.


강 국방상은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가 다뤄진 데 대해서도 나름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러시아를 반드시 거꾸러뜨려야 할 주적으로 삼고 러시아의 전략적 안전과 이익을 체계적으로 침해하면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을 동원해 끊임없는 군사적 위협과 압박 정책에 광분해온 미국 패권주의 야망의 필연적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럽 대륙에 세기적 동란을 몰아온 장본인인 미국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부터 수천km 떨어져 있고 사태의 본질도 똑똑히 모르는 허수아비들을 불러들여 그 무슨 공조에 대해 운운하는 것 자체가 국제평화와 안전, 인간의 삶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우롱이며 모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들의 과욕적인 세계 제패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일선 총알받이들인 일본과 '대한민국' 것들의 수족을 '아시아판 나토'에 단단히 얽어매놓고 하나의 거대한 반러시아·반중국 포위환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흉책은 이번 쑥덕 공론을 통해 그 진모가 다시 한번 여지없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강 국방상은 "이 기회에 러시아 국방상의 우리나라 방문을 계기로 '조러(북러) 무기거래설'을 또다시 떠올리면서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느니, 조선이 러시아의 잔인한 침략전쟁을 지원한다느니 하는 나발을 불어대고 있는 미국에 다시 한번 우리의 명백한 입장을 밝힌다"며 "송이폭탄을 비롯한 악명 높은 살인무기들을 우크라이나 전장에 들이민 것도 성차지 않아 젤렌스키 괴뢰 정권에 F-16전투기까지 넘겨주면서 우크라이나 위기를 세계적인 핵전쟁의 문어귀로 몰아가고 있는 미국이야말로 주권 국가들이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 수호를 위해 국방안전 분야에서 진행하는 정상적인 협조에 대해 시비할 그 어떤 법적 권리도, 도덕적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


북러 무기거래 가능성이 거듭 제기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을 비판하며 '국방안전 분야에서의 북러 간 정상적 협조'를 예고한 것이다.


아울러 강 국방상은 "세계적인 군사 강국들의 협력과 교류가 미국 주도의 일극 세계질서를 말끔히 분쇄해 버리는 데서, 또 어떤 강력한 힘의 실체를 낳게 될지 몰라 불안·초조해 하는 적들의 작태를 목격하면서, 우리는 상대한 적수들을 보다 확실하게 압도할 수 있는 방향과 방도가 무엇인지 재삼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 그 졸개들이 머리를 맞대고 그 누구의 위협에 대처한 '공동의 대응력'에 대해 제아무리 떠들어대도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군사적 적대행위들을 추호도 용납하지 않고 압도적이고 선제적인 무력대응을 결단코 실행해 나갈 우리의 의지와 결심은 억척불변"이라고 밝혔다.


자의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핵미사일을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핵독트린'을 재확인하며 한미일을 위협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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