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딸, 범죄 알고도 돈 받은 듯…박영수 계속 혐의 부인하면 딸도 기소 전망" [법조계에 물어보니 214]
입력 2023.08.17 05:07
수정 2023.08.17 05:07
검찰, 박영수 구속기한 8월 22일까지 한 차례 연장…앞서 딸도 '피의자 신분' 입건
법조계 "박영수 딸, 화천대유서 받은 11억 개인용도 사용…부친 범죄 인지했을 것"
"증거 확보 상황 및 대가성 여부, 판단 쟁점…딸도 입건된 만큼 기소 가능성 있어"
"혐의 관련해 상당 부분 소명 이뤄진 듯…기소 이후 처벌 가능성은 좀 더 지켜봐야"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구속한 검찰이 피의자 신분으로 함께 입건한 그의 딸을 공범으로 기소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는 딸이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면서 받은 11억원의 상당 부분을 생활비로 쓰고 모친에게 송금하는 등의 기록을 봤을 때 범죄 혐의를 인지한 상태에서 자금을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며 박 전 특검이 계속 혐의를 부인한다면 딸에 대해서도 검찰이 기소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지난 12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수재 등)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 전 특검의 구속 기한을 오는 22일까지 한 차례 연장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속 기간 연장을 통해 대장동 로비 의혹 전반에 대한 진상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특검은 2019∼2021년 화천대유에서 딸을 통해 단기 대여금으로 가장한 돈 1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1차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이후 재차 보강 수사를 통해 11억원 수수 혐의를 추가했고 지난달 18일 딸을 같은 혐의로 입건하면서 공범으로 기소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윤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샘)는 "처음 박 전 특검 구속영장 청구 당시에는 딸을 공범으로 적시하지 않았으나 기각 이후 재청구하면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공범으로 적시한 것을 보면 검찰에서도 딸을 중요한 피의자로 보고 있는 듯하다"며 "딸이 받은 11억원의 상당 부분을 생활비로 쓰고 모친에게 송금하는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을 봤을 때 딸도 박 전 특검의 범죄 혐의를 인지한 상태에서 금액을 받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특검의 딸을 공범으로 기소할 것인지 여부는 사실상 박 전 특검이 수사과정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박 전 특검이 지속적으로 범죄 혐의를 부인한다면 딸에 대해서도 검찰이 기소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전문영 변호사(법무법인 한일)도 "증거가 얼마나 확보돼 있는지,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가 판단의 쟁점이 될 것이다"며 "딸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상황이라면 검찰이 어느 정도 관련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여지는 만큼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 변호사는 이어 "다만 박 전 특검의 처벌 가능성과 별개로 딸에게 유죄 판결이 나올지는 향후 검찰의 수사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헌 변호사(법무법인 홍익)는 "박 전 특검의 구속 기간을 연장하고 조사를 이어나가는 것을 보면 이전과 달리 검찰이 확실히 엄중하게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박 전 특검에 대한 기소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판단하나 어떠한 내용들이 혐의에 포함될지, 딸도 함께 기소될 지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을 보면 상당한 정도로 혐의에 대한 소명이 이뤄진 것은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채희상 변호사(법무법인 진실)는 "일반적으로 부부 혹은 부녀 관계의 경우 한 명을 구속 기소하면 다른 한 명은 불구속 기소를 하거나 아예 기소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입건도 이뤄졌고 여론도 안 좋기 때문에 딸이 기소될 가능성은 있지만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