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만 26곳' 국민의힘 조강특위, 마무리 눈앞…"무조건 채워 경쟁력 확보"
입력 2023.07.27 14:10
수정 2023.07.27 14:32
與, 서울 9곳·경기 14곳·인천 3곳 등 공석
마포 '이용호' 강서 '김성태' 등 위원장 도전
他 유리 지역에도 "조직 채워야" 목소리 ↑
일각선 "수도권서 싸울 인물 없다" 우려도
국민의힘이 '뿌리 조직'이라고 불리는 당원협의회(당협)를 채우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내년 총선이 9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 조직을 안심시키고 민심을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서다. 특히 현재 비어있는 당협 가운데 26곳이 총선 경합지로 예고된 수도권인 만큼, 당내에선 하루라도 빨리 위원장을 선출해 지역 민심을 다져야 한다는 재촉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27일 36곳 사고 당협위원장 신청자들에 대한 면접 심사를 마감한다. 앞서 전날 서울·경기 지역 지원자 40여 명에 대한 면접을 본 조강특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나머지 지역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후 최종 선정 회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강특위는 면접 결과를 바탕으로 후보자 압축에 돌입, 이르면 내주 중 당협위원장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조강특위가 보고 있는 당협위원장 선정 대상 지역은 36곳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9곳(광진을·중랑을·강북을·은평갑·서대문갑·서대문을·마포갑·강서을·관악을) △부산 1곳(북강서갑) △인천 3곳(남동갑·서갑·서을) △대전 2곳(유성갑·대덕) △울산 1곳(북) △세종 1곳(세종갑) △경기 14곳(성남 중원·성남 분당을·의정부갑·광명을·안산 상록을·안산 단원을·고양을·남양주병·오산·시흥갑·용인병·파주갑·화성갑·화성을) △강원 1곳(원주을) △충남 1곳(아산을) △전북 1곳(전주을) △경남 1곳(김해갑) △제주 1곳(제주을) 등으로 분포됐다.
여야 모두 내년 총선 최대 격전지로 121석이 걸려 있는 수도권을 꼽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내 당협위원장이 없는 지역이 무려 26곳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에 당내에선 일찍부터 하루라도 빨리 당협위원장을 채워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당초 조강특위는 최종 결과 발표까지 모든 일정을 이달 내에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수해로 인해 다소 늦어지게 됐다.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조강특위도 '현역 프리미엄'을 배제하고 수도권 경쟁력을 최우선 기준으로 면접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만큼 당내에서도 수도권 당협위원장을 지원한 인사들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당내에서 최대 격전지로 불리는 서울 마포갑에는 비례대표인 최승재 의원과 당내 유일한 호남 지역구 의원인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이 맞붙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1대 총선에서 출사표를 던졌던 서울 광진을에서는 지난 5월까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오신환 전 의원이 면접을 봤다. 서정숙 의원은 경기 용인병에 다시 한 번 도전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TK(대구·경북)나 PK(부산·울산·경남)와 다르게 수도권은 하나만 삐끗해도 어긋나서 선거 자체를 망칠 수 있는 지역"이라며 "지금도 사실 늦은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부터라도 당협위원장을 내서 조직을 만들고 여론을 만들지 못하면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날 서울 마포갑 당협위원장에 지원한 이용호 의원 역시 그 점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당협위원장 면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내년 총선은 수도권에서 승부가 난다. 수도권에 하루라도 빨리 포진이 돼서 내년에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게 내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마포갑은 현재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차지하고 있지만, 노 의원이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마포갑을 탈환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서을 역시 국민의힘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현역은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지만, 진 의원도 한 차례 이 지역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는데다 강서을 지역 자체가 강서구에서는 그나마 보수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이번엔 국민의힘에서 강서을에 지원한 인물은 김성태 전 원내대표 등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옛 지역구이기도 한 서울 광진을은 서울부시장을 지낸 오신환 전 의원이 노리고 있다. 광진을은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현역이지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노리고 있는 지역구이기도 하다. 추 전 장관은 광진을에서 5선을 한 경험이 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분당을 지역에는 토박이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이 당협위원장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1996년부터 분당 지역에 거주한 지역 연고를 기반으로 지난 2019년 분당을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된 경험이 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분당을 지역구에 출마해 김 의원에 근소한 표차(4045표, 2.8%p)로 낙선한 바 있는 만큼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 수도권 지역 역시 하루 빨리 당협위원장을 채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에 나갈 인물을 구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과반 의석을 얻기 위해선 수도권에서 승부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서울 서대문갑이나 경기 성남 중원도 국민의힘 입장에선 '해볼 만한' 지역구로 꼽힌다. 서울 서대문구의 현역 의원은 4선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우 의원은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사실상 무주공산인 상황이다.
더군다나 우 의원과 여섯 차례 총선에서 맞붙었던(2승 4패) 이성헌 구청장이 현재 서대문구청장으로 재직하면서 골목 민심을 장악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서대문갑 지역을 물려받을 인물로 특정 비례대표 의원 정도가 물망에 오르는 등 인재가 마땅치 않은 점도 국민의힘이 해볼만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성남 중원은 윤영찬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지만 앞서 신상진 현 성남시장이 4선을 한 보수정당 강세 지역이다. 윤 의원은 친문·친낙계로 분류돼 당권을 쥐고 있는 친명(친이재명)계와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공천 과정에서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이 분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지역에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성남지원 판사로 재직했던 경력을 갖고 있는 김도균 변호사의 출전이 유력한 상황이다. 김 변호사는 성남지원 앞에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고 현재까지 지역과 관련된 다양한 법률 활동을 이어오고 있어, 지역을 잘 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수도권에서 경쟁할 인물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조사한 결과 내년 총선 지역구 투표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40.2%였고,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7.0%였다. 특히 서울에서는 '지역구' 양당 지지 후보 선호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1.8%p로 크지는 않았으나 인천·경기는 12.1%p나 차이가 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결국 수도권에서 바람을 일으킬 만한 여권 후보군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홍준표 대구시장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3 대구투자설명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996년도에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해방 이후 처음으로 보수 정당에서 수도권 압승을 거뒀다. 그 배경은 2년 전부터 그 지역에 적합한 인재를 찾았던 것인데 지금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그게 제일 걱정"이라며 "수도권에 우리 인재가 고갈됐고 그나마 남은 인재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다 빠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여의도에서 가장 인정받기 어려운 것이 수도권 연고다. 유권자들이 연고보단 인물이나 정책 등을 보고 (후보를) 뽑기 때문"이라며 "인물이 없다는 판단이 나오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자리를 채워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날 수 있는 배경을 제공하는 게 선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이번 조강특위에서 어떻게든 수도권은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