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계' 출신 '안철수계' 거쳐…'이재명:윤석열=100:0' 외쳤던 이래경 [뉴스속인물]
입력 2023.06.11 06:12
수정 2023.07.11 09:09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낙점됐다 '천안함 자폭설' 논란으로 9시간 만에 사퇴…"마녀사냥 유감"
1973년 서울대 공과대학 입학…민주화운동으로 제적받아 1996년 명예졸업, 다양한 기업 운영
27년간 김근태계 의원들 후원 및 국보법 폐지, 이석기 구명운동 등 벌여… 2019년 이재명 본격 지지
지난 5월, 美 CIA 도청 의혹 제기 이후에는…"아마도 지난 한국 대선에도 美 정보조직들 깊숙히 개입"
지난 5일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설립자 및 명예이사장은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 낙점됐다가 '천안함 자폭설' 논란 등에 휩싸인 뒤 임명 9시간 만에 자진 사퇴했다. 사퇴 이후에도 과거 SNS에 올렸던 글들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래경 이사장은 당시 사의를 발표하면서 "사인(私人)이 지닌 판단과 의견이 마녀사냥식 정쟁의 대상이 된 것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는 한국 사회가 현재 처한 상황을 압축하는 사건이라는 게 나의 개인적 소견이지만, 논란의 지속이 공당인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직을 스스로 사양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래경 명예이사장은 1954년생으로 용산고등학교를 거쳐 1973년 서울대 공과대학 금속공학부에 입학했다. 그러나 민주화운동으로 두 번의 제적을 받으면서 졸업장은 받지 못했고 1996년 명예졸업했다.
이 이사장은 정치권 내에서는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계(김근태계) 인사로 분류된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83년부터 이 이사장이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발기인으로 초대 상임위원을 지내며 시작됐다. 이 이사장은 대선, 경선 때마다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후원회장을 적극적으로 도우며 연을 쌓았다.
이 이사장은 기업인으로서 여러 기업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는 1988년 독일 호이트그룹과 설립한 합자 법인인 ㈜호이트한국 대표이사를 맡아 27년간 재직하며 '김근태계' 의원들을 후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김 전 고문의 후원회장과 한반도재단(현 김근태재단) 운영위원장을 맡았고, 2006년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도 역임했다.
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014년 신당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할 당시 참여하면서 한때 '안철수계' 인사로 분류되기도 했다.
현재는 자신이 설립한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과 주권자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다른백년'은 시민사회의 동력을 담고 시민정치 복원을 위해 각계각층의 지식인이 모여 설립한 사단법인이다. 이들은 국가보안법 폐지,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구명 운동을 벌였다.
이 이사장은 이 대표에 대한 지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2019년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허위사실공표 혐의와 관련해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자 '이재명 경기지사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지난 2021년 11월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재 대선후보 개인적 자질과 정치 행보로 따지자면 이재명 대 윤석열의 스코어는 완벽하게 100:0"이라고 적었다.
특히, 이 이사장은 지난 2월 페이스북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하여 남북관계를 파탄낸 미 패권세력들이 이번에는 궤도를 벗어난 중국의 기상 측정용 비행기구를 마치 외계인의 침공처럼 엄청난 국가위협으로 과장하여 연일 대서특필하고 골 빈 한국언론들은 이를 받아쓰기에 바쁘다"고 힐난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옹호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3월19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푸틴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과 관련해 "ICC 존재를 완전히 무시하던 자들이 이제 와서 궁지에 몰리자 ICC 이름으로 전쟁 고아들을 보호한 푸틴을 전쟁범죄자로 몰고 다닌다"며 "미 패권과 위선적인 서방의 시대가 참말로 저물어 가는 모양새"라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5월 대통령실에 대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도청 의혹이 제기됐을 때는 "아마도 지난 한국 대선에도 미 정보 조직들이 분명 깊숙히 개입했을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초기 당시에는 "현재 전세계로 대유행 중인 COVID-19 역시 진원지가 미국임을 가리키는 정황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직후 미국 CIA 수장인 지나 하스펠 국장이 극비밀리에 방한하여 윤 총장과 면담하고 이후 검찰청 실무단이 미국에 파견된 바 있다"며 "하스펠과 면담 이후 윤 총장은 정치 이슈와 안보 이슈 등을 포함해 과감해지고 장관과 대통령도 무시하는 안하무인식 행보를 보여줬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이런 맥락에서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사례는 미 패권이 한국정치의 배후에 깊숙히 개입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대선 당시 항간에는 서울에만 천명단위 미국 휴맨트가 활동하고 있었다는 확인할 수 없는 소문들이 나돌고 있었다. 저의 글은 상기 상황들을 환기시킨 내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