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송영길 회견'에 상반된 반응…與 "국민 분노 유발극" 野 "큰 그릇"
입력 2023.04.24 02:00
수정 2023.04.24 08:25
민주 "물욕 적은 사람 보증" "자생당생"
국힘 "독립투사인가" "이러니 이심송심"
여야가 23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두고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송 전 대표의 조기귀국·자진 탈당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물론 동정론까지 제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민 분노 유발극"이라며 민주당 지도부가 송 전 대표를 '꼬리 자르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 전 대표는 전날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민주당을 탈당한다"며 당초 예정보다 조기 귀국해 검찰 조사에 당당히 응하고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번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돼음에도 연루 의혹을 부인하며 조기 귀국을 거부해 왔다. 하지만 당내에서 자신을 향한 조기 귀국 및 결자해지 압박이 커지자 끝내 입장을 선회했다.
이러한 송 전 대표를 향해 민주당 내에서는 "큰 그릇" "자생당생" "물욕이 없는 사람" 등의 평가가 쏟아졌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와 마찬가지로 아직 집이 없는 드문 동세대 정치인이다. 청빈까지 말하기는 거창하지만 물욕이 적은 사람임은 보증한다"면서 "당대표 시절 자신이 정했던 대로 '탈당해서 증명하고 돌아온다'는 룰을 실천했다. 당을 생각한 그의 마음이 모두에게 무겁게 다가가 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당 고문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페이스북에 "역시 큰 그릇"이라며 "(송 전 대표가) 자생당생했다. 반드시 이겨 당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밝혔다.
남영희 민주당 인천광역시당 동구미추홀구을 지역위원장은 송 전 대표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에 "'숫타니파타'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글귀가 떠올랐다"며 "송영길은 비록 민주당을 떠나지만 제게 영원한 민주당 대표로, 진짜 정치인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당 차원에서 "송 전 대표의 즉시 귀국과 자진 탈당 결정을 존중한다"고 입장을 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송 전 대표의 귀국을 계기로 이번 사건의 실체가 일체의 정치적 고려없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규명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그저 상황을 모면해 보려는 핑계와 꼼수만이 가득했다"며 '국민 분노 유발극'이라고 비판했다. 송 전 대표를 향한 민주당 반응에 대해서는 "송 전 대표가 독립투사라도 되는 양 착각하고 있나"라고 꼬집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송 전 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운운했지만 결국 국민이 아닌 민주당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할 일 다 했다는 듯한 꼬리자르기 탈당뿐이었다"며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면서도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괴롭힘'으로 표현하는 모습에서는 겉으로는 사과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여전히 반성 않는 민주당 특유의 이중성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민찬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송 전 대표가 독립투사라도 되는 양 착각하고 있나. 쩐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대한민국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도 한가롭게 프랑스 파리를 거닐던 송 전 대표를 옹호하는 모습이 가관"이라며 "이러니 '이심송심'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송 전 대표가) 반성문을 써오랬더니 자소서를 써왔다"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송 전 대표선에서 꼬리자르기를 하려고 한다. 이재명 현 대표를 비호하면서 송 전 대표를 비난하는 것은 소도둑은 숨겨주면서 바늘 도둑은 벌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