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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팔릴까?"…주차선 넘는 GMC 풀사이즈 픽업 들여온 이유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3.02.07 15:01
수정 2023.02.07 15:02

한국GM, GMC 브랜드 첫 모델 '시에라' 공식출시

"99%가 물음표 던질때, 1%는 욕심내는 차"

쉐보레 콜로라도가 불러온 '나비효과' 노린다

프리미엄 라이프 즐기는 40-50대 남성 주력 타겟


GMC 시에라 드날리. ⓒ한국GM

멀리서 봐도 압도적인 크기와 웅장하고 길게 뻗은 차체, 픽업트럭이라기엔 과하게 예쁜 디자인. 존재감 있는 전면부에는 빨간색으로 디자인된 'GMC' 글자가 여유롭게 빛난다.


다소 투박하고 거친, 디자인보다는 실용성을 지향했던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명품으로 치장한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했다. 한국GM이 지난해 론칭한 브랜드 GMC의 첫 모델, '시에라'다.


7일 로베르트 램펠 한국GM 사장은 서울 세빛섬에서 열린 GMC 시에라 공식 출시 행사에서 "오늘부터 GMC 시에라를 한국 시장에 공식 출시하고 계약과 함께 출고를 진행한다"며 "프리미엄 럭셔리 세그먼트로 올라가고자 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정통 아메리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GMC 시에라는 지난해 6월 GMC 브랜드 론칭 이후 8개월 만에 상륙한 첫 모델이다. 한국GM은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드날리' 트림을 고집하느라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시에라의 드날리 트림은 북미 시장에서 시에라의 전체 트림 중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GMC가 국내 첫 출시 모델로 시에라 드날리를 선택한 것은 '아메리칸 럭셔리' 이미지를 국내 시장에 심기 위해서다. 미국 시장에선 다양한 트림을 갖고 있는 시에라를 국내 시장에는 최고급 트림인 '드날리' 단일 모델로 들여온 것을 보면 더욱 잘 드러난다.


이는 올해 쉐보레, 캐딜락, GMC를 통틀어 한국GM이 국내 시장에서 세우려 하는 브랜드 이미지와도 맞닿아있다. 한국GM은 지난달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아메리칸 정통 럭셔리 이미지를 국내에 심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정정윤 한국GM CMO(최고마케팅책임자) 전무는 "정통 아메리칸 하이엔드 픽업트럭인 시에라를 시작으로 SUV 시장 리더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그 어떤 브랜드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국내 고객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GMC 시에라 드날리 스티어링 휠.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콜로라도로 픽업트럭 가능성 봤다 … "시에라, '럭셔리' 기준 다시 세울 것"

GMC는 시에라 드날리를 통해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기준점을 다시 세우겠다는 목표다. 지난 2020년 출시한 쉐보레 콜로라도가 양호한 판매실적을 거두면서 한국 픽업트럭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읽힌다.


정 전무는 "지난해 쉐보레 콜로라도는 수입 픽업트럭 세그먼트에서 7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수입 픽업트럭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콜로라도가 불러일으킨 나비효과를 비롯해 타호, 트래버스 등 국내 시장에 대형 SUV 니즈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주력 타겟은 프리미엄 라이프를 즐기는 40-50대를 꼽았다. 업무용 차량이 아닌 세컨드카에도 1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할 수 있고, 골프, 요트, 캠핑 등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정 전무는 "GMC 시에라는 트렌디하고 다양한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시에라의 핵심타깃 고객층의 페르소나에 완벽하게 적중하는 차량이라고 확신한다"며 "국내 고객의 핵심 타깃층을 40, 50대 성공한 프로페셔널, 사업가 남성들"이라고 했다.


문제는 GMC가 미국과 다른 국내 도로, 주차, 거주 환경을 가진 한국 시장서 어느 정도의 활용성을 가질 수 있을 지다. 큰 차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 하더라도 전장 5890mm, 전폭 2065mm에 달하는 미국 정통 픽업트럭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GM은 많은 판매량 보다는 국내 픽업 트럭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점을 세우는 것을 우선 순위로 뒀다. 주로 이용하는 퍼스트카가 아닌 캠핑, 아웃도어, 여가활동 등을 즐기는 차 중에 가장 고급스러운 모델이 되겠다는 의미다. 이번 GMC 시에라의 광고 슬로건 역시 '99%는 강한 물음표를 던질, 그러나 1%에게는 가져야만 하는. 모든 것을 이기는 단 하나'다.


정 전무는 "압도적 사이즈 등 GMC 시에라를 선택할 때 고민되는 요소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트럭이 한국에서는 미국과는 좀 다르게 생각되는 부분이 있지만, 우리는 GMC 시에라를 통해 인식의 변화를 주고자 한다. 하이엔드 픽업트럭을 국내에 출시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격 면에서는 예상 출시 가격보다 낮게 책정하면서 접근 가능성을 열어뒀다. 높은 판매량까지는 올리지 못하더라도 프리미엄 SUV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지에 포함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에 출시된 시에라의 드날리는 미국 판매 가격과 비슷한 수준(9330만원)으로 출시됐다. 수입해서 들여오는 모델인 만큼 기존 업계에서는 1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었다.


카를로스 미네르트 한국GM 부사장은 "가격 측정에 있어 굉장히 면밀한 검토를 거쳤다"며 "프리미엄 포지션을 주면서도 접근 가능하게 하고 싶었다. 이 포지셔닝이 아주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판매량에 있어서는 콜로라도에 이어 국내 픽업 트럭 시장에서 충분한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고가의 차량인 만큼 대량 판매보다는 적은 판매량으로 높은 수익성을 올리고, 동시에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가치도 함께 가져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를로스 부사장은 "한국시장에서 굉장히 공격적인 판매 목표를 갖고 있지만, 공개적으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한국 시장은 GMC시장의 성장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며 우리의 야망은 2029년 말까지 매년 100만대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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