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내 딸이 수치스러워" 父에 살해당한 22세 유명 女유튜버
입력 2023.02.05 17:30
수정 2023.02.05 18:44
이라크 국적의 한 유명 유튜버가 가족을 떠나 혼자 살았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살해당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라크 출신의 22세 여성 티바 알-알리(Tiba al-Ali)는 지난달 31일 이라크 남부 디와니야에서 아버지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알리는 2017년 가족과 함께 튀르키예로 여행을 갔다가 이라크로 돌아오지 않고 홀로 튀르키예에 정착했다.
이후 알리는 일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영상을 공개하면서 2만명 넘는 구독자를 모은 인기 유튜버가 됐다. 또한 알리는 시리아 출신 연인과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알리는 지난달 열린 '아라비안 걸프 컵(Arabian Gulf Cup)'에 출전한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이라크를 다시 찾았다.
이때 알리의 귀국 사실을 듣게 된 가족은 알리를 납치했고, 디와니야에 위치한 본가로 데려간 후 알리가 잠든 틈을 타 살해했다.
알리의 아버지는 경찰에 범행을 자백하면서 "수치스러움을 씻어내기 위해 딸을 죽였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알리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이라크 사회는 악습인 명예살인을 규탄하고 나섰다.
이라크 정치인 알라 탈라바니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 사회 여성은 법적 제재 및 정부 대책이 부재한 탓에 후진적 관습의 인질이 됐다"라고 비판했다.
또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도 "이라크 형법은 소위 '명예 범죄'에 관대하다"라며 "이라크 당국이 여성과 소녀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해서 끔찍한 살인을 목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