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기영, 사이코패스" 구속기소…'먹으면 죽는 농약' '공릉천 물 흐름' 검색

"이기영, 본인 이득·순간적 욕구 따라 즉흥적·이기적 행동…감정·충동 조절 능력 부족"

폭력범죄 재범 위험성 '높음'…검찰,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

강도살인·사체은닉 혐의 외…보복살인·사문서위조 혐의도 추가 적용

이기영, 동거녀·택시기사 등 살해·시신 유기…피해자 명의로 대출받기도

지난 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 연합뉴스

동거하던 여성과 택시기사를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 이기영이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기영이 사이코패스에 해당해 재범 위험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그에게 적용됐던 강도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 외에 보복살인·사문서위조 등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19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전담수사팀(팀장 형사2부장 정보영)은 이기영을 강도살인 및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 3일 오후쯤 경기 파주시 주거지에서 동거녀이자 집주인이던 A씨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등을 빼앗을 목적으로 둔기로 머리를 10여 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다음날 A씨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 일대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씨가 범행 직전 '먹으면 죽는 농약, 휴대전화 잠금해제 방법'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하고, 범행 직후에는 '파주 변사체, 공릉천 물 흐름' 등을 검색한 사실을 확인해 금전을 목적으로 한 계획적인 살인 범행이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실제 독극물을 구입한 사실은 없었다.

A씨를 살해한 뒤 A씨 휴대전화의 유심을 빼내 자신의 휴대폰에 끼워넣는 등 잠금해제를 시도하고, ATM을 이용해 피해자 계좌의 잔액을 전부 인출한 사실도 검찰은 확인했다. 이에 따라 택시기사 사건에서만 적용됐던 '강도살인' 혐의가 동거녀 사건에도 적용됐다. 다만 이씨는 여전히 우발적인 사건이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강도살인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4개월여 뒤인 지난해 12월 20일 음주운전 접촉사고를 무마하기 위해 택시기사 B씨를 집으로 유인, 둔기로 이마를 두 차례 내리쳐 살해한 뒤 시신을 옷장에 유기하기도 했다.

검찰은 금전적 목적 외에 음주운전 누범인 이기영이 경찰에 신고당할 경우 실형 선고가 예상되는 만큼, 이를 막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보복살인 혐의를 추가했다.

이기영은 살인·시신 유기 외에도 피해자 명의를 이용해 1억여원의 금전을 편취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 행세를 한 혐의도 받는다.

이기영이 지난 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또 A씨를 살해한 직후인 지난해 8월 3일부터 10월 26일까지 36차례에 걸쳐 A씨 명의 신용카드로 인터넷 뱅킹에 접속해 3930만 6682원을 이체하거나 결제한 혐의(컴퓨터 등 사용사기)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12일부터 9월 22일 사이 A씨 명의 체크카드로 95차례에 걸쳐 4193만 5840원을 결제한 혐의(사기 및 여신전문금융법 위반)도 드러났다.

살인 범행 이후 지난해 11월 13일까지 A씨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이용, 지인 등에게 92차례에 걸쳐 메시지를 보낸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 지난해 11월쯤 A씨 명의 아파트를 빼돌리기 위해 매매계약서를 위조해 사용한 혐의(사문서위조행사)도 확인됐다.

이기영은 B씨 살해 이후인 지난해 12월 21일부터 24일 사이에는 B씨 명의 인터넷뱅킹에 접속해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하고, 6차례에 걸쳐 4788만 1732원을 자신에게 이체하기도 했다. 같은 달 22~23일에는 B씨 명의 신용카드로 5차례에 걸쳐 물품을 구입하며 769만 1000원을 결제했고, 22~25일에는 B씨 휴대전화를 이용해 마치 자신이 B씨인 것처럼 가족에게 132회에 걸쳐 메시지를 전송했다.

그는 두 건의 살인 외에도 허위사업체를 만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지원금 1000만원을 부정 수령하기도 했다.

'대검 통합심리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기영은 자기중심성, 반사회성이 특징이고, 본인의 이득이나 순간적 욕구에 따라 즉흥적·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으며 감정과 충동 조절 능력이 부족한 '사이코패스' 성향이 관찰됐다.

또 폭력범죄 재범 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평가돼 검찰은 이기영에 대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