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 이태원 참사날 음주 질문에 "사생활…그런 것도 밝혀야 하나"
입력 2023.01.04 14:32
수정 2023.01.04 18:00
두달 만에 첫 청문회서 경찰청장 참사 당일 음주 사실 인정…"주말 저녁이라 술 마신 것"
"경찰청장 관할 서울 아닌 전국…휴일이라 출타 입력할 필요 없어"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 당일 충북 제천시를 방문해 등산한 뒤 술을 마신 일과 관련해 "당시 주말이었고 사생활의 영역이라고 생각을 한다"며 여전히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윤 청장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청장이 지방에 내려가면 비서실이나 상황 계통이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의 질문에 "당시 주말이었고 사생활의 영역이라고 생각을 한다"면서도 "이번 참사를 계기로 주말을 포함해 사생활에 대해 재정립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 같은 윤 청장 답변에 "무슨 다짐을 하느냐. 책임을 지면 되지 않느냐"며 자진 사퇴를 에둘러 촉구하자, 윤 청장은 "예"라고 답했다. 이어 조 의원은 참사 당일 음주 여부를 했냐고 캐물었고, 윤 청장은 "음주했다고 (이미) 말씀을 드렸다"고 답변했다. 그는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할 수 있다. 그거까지 밝혀야 하느냐"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윤 청장은 참사 당일 경찰청이 위치한 서울을 떠나 관외로 출타한 사실을 경찰 내부 시스템에 별도로 입력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청장의 관할은 서울이 아니라 전국이고, 참사 당일이 토요일 휴일이었기 때문에 관외 출타 사실을 시스템에 입력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윤 청장은 이태원 참사에 관한 정무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 청장은 참사 당일인 지난해 10월 29일 토요일 휴일을 맞아 지인들과 월악산을 등산한 뒤 오후 11시께 인근 캠핑장 숙소에서 잠이 들었다. 이 시각은 참사가 시작된 지 약 45분이 지난 시점인데 윤 청장이 참사 발생을 알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참사 발생 이튿날인 30일 0시 14분에야 상황담당관의 전화를 받고서야 참사 발생을 처음으로 인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