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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의회 예결특위 주민참여예산 86.9% 대폭 삭감 논란

김경호 기자 (xs4444@dailian.co.kr)
입력 2022.12.19 17:59
수정 2022.12.19 19:53

구 단위 주민참여예산 ‘편법(?)’…93.8% 삭감

민주당 “협의 내용과 맞지 않다”

국힘 “집행부 편법 예산만 삭감했다”

수원시의회 전경. ⓒ

경기 수원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특위)가 내년도 주민참여예산 48억 3162만 원 가운데 41억 9758만 원을 삭감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수원시의회에 따르면 예결특위는 지난 16일 내년 주민참여예산과 관련 전체 48억 3162만 원(114건) 가운데 86.9%에 이르는 41억 9758만 원(75건)을 삭감하고 13.1%에 이르는 6억 3404만 원의 예산만 그대로 수용했다.


하지만 수원시의회 상임위 의원들과 주민자치회 구성원, 시민단체는 지방재정법에 따른 주민참여예산제도 취지에 따라 예산 편성 등에 주민이 참여한 것을 이례적으로 대폭 삭감한 것을 놓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라진 것은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이 예결특위 위원으로 많이 참여한 것 외엔 특별히 예산안의 성격이나 내용이 달라진 것이 없다”며 “그럼에도 성격이 비슷한 예산을 어떤 것은 수용하고 어떤 것은 삭감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무슨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냐”라고 했다.


구 단위 주민참여예산 93.8% 대폭 삭감


예결특위가 삭감하거나 내년 예산안을 수용한 주민참여예산을 살펴보면 3가지 형태로 분류돼 있다.


주민참여예산 가운데 8개 시범동(율천·송죽·서둔·호매실·인계·행궁·매탄 2동·광교 1동)의 주민자치회가 올린 내년 동단위자치계획형 예산안의 경우 전체 8억7584만 원(37건) 가운데 6억 9594만 원(79.5%, 19건)을 삭감하고 1억 7990만 원(20.6%, 18건)만 수용했다.


구 위원회가 구정 사업부서 관련 사업으로 올린 구정 참여형 내년 예산안의 경우 34억 940만 원(66건) 가운데 31억 9720만 원(93.8%, 49건)을 삭감하고 2억 1220만 원(6.2%, 17건)만 수용했다.


또 시 위원회가 시나 사업소 소관사업 관련 내년 예산안으로 올린 시정참여형의 경우 5억 4638만 원(11건) 가운데 3억 444만 원(55.7%, 7건)을 삭감하고, 2억 4194만 원(44.3%, 4건)만 수용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예결특위 한 의원은 “당초 예결특위에서 양당은 주민참여예산으로 올라온 구 사업 가운데 집행부가 끼워 넣은 1억 원 이상 예산은 삭감하고, 주민총회를 거쳐 올라온 1억 원 미만 사업이나 각 상임위에서 예비심사를 거쳐 필터링 된 것은 살리기로 했었다”며 “그럼에도 국민의힘 쪽에서 제대로 필터링을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대폭 삭감을 밀어부쳤고, 결국 표결까지 했었다”고 했다.


전액 삭감 VS 전액 편성 ‘기준 애매모호’


실제 예결특위는 장안구 지역회의가 구정참여형으로 올린 삼익지하보도 벽면 벽화보수 조성(파장동)으로 올린 예산 4300만 원과 권선구 지역회의가 올린 구운로 안심 통행환경 조성(구운동) 예산 4000만 원은 전액 통과시켰다.


반면 권선구 지역회의가 올린 효정육교 도색 정비(권선1동) 예산 3000만 원, 수성로 띠녹지 정비(구운동) 예산 2100만 원 등은 전액 삭감했다.


팔달구 지역회의가 올린 화서동 보행로 안전펜스 설치(화서2동) 예산 2600만 원, 주민 야외쉼터 정비(지동) 예산 5000만 원 등은 전액 삭감했다.


영통구 지역회의가 올린 영일중학교~반달공원 산책로 조성(영통3동) 예산 2500만 원, 교통공원 울타리 보수(영통2동) 예산 2000만 원, 영통중앙공원 먼지털이 기계 설치(영통3동) 예산 2000만 원, 반월천 공공공지 산책로 정비(망포1동) 예산 2000만 원 등은 전액 삭감했다.


전액 삭감한 예산과 전액 편성한 예산의 기준이 애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정 상임위원회의 주민참여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당초 양당은 1억 이상 예산 가운데 집행부가 편법으로 끼워 넣기를 한 예산은 전액 삭감하고, 1억 미만의 경우 상임위원회 예비 심사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상임위원회 가운데 복지안전위원회, 도시환경위원회의 주민참여예산만 100% 삭감됐고, 표결을 통해 주민참여예산 86.9%가 최종 삭감됐다.


이어 민주당은 19일 오전에 열린 예결특위 번안 동의안 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주민·어린이 안전과 지역경제활성화 차원의 지역화폐, 주민 요구 예산 등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을 요구했지만 이찬용 예결특위 위원장은 정회를 한 뒤 국힘 의총에 참여한 뒤 그대로 의결했다.


예결특위에 참여한 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당초 양당이 협의한 내용은 맞다. 하지만 구청 건설과나 녹지공원과 등에서 집행부 예산으로 편성하지 않고 주민참여예산으로 끼워 넣기 한 것이 많아서 전액 삭감한 것”이라며 “보도블럭, 안전펜스 설치, 완충녹지 정비 등과 관련한 예산은 모두 편법으로 집행부가 끼워넣기 한 예산으로 봤다. 물론 일부 주민총회를 거쳐 올라온 보도블럭 예산 등이 있었던 것도 있었는데 그 부분은 안타깝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19일 의총을 통해 2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주민참여예산 등과 관련한 의사진행 발언, 수정안 등을 낼 계획이다.

김경호 기자 (xs44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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