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사퇴 압박' 노웅래 민주硏 사의…다시 커지는 '이재명 사당화' 우려
입력 2022.11.11 11:14
수정 2022.11.11 16:06
盧 "새 지도부 들어왔으니 길 터줘야" 밝혀
친명계 포진·개딸 압박 등 배경으로 해석돼
후임 원장도 李 측근 임명 시 비판 제기될 듯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노웅래 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노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로부터 '수박(겉은 파랗지만 속은 빨간 정치인·반이재명 그룹 지칭)'이라 불리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후임 원장은 친명계 인사가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민주당에 따르면 노 원장은 당 지도부에 이달 초 사의를 표명했다.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섰으니 길을 터주는 게 맞다고 봤다"는 게 노 원장의 사의 표명 이유다. 그는 송영길 대표 체제에서 민주연구원장으로 임명돼 내년 6월 초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상태였다.
노 원장이 스스로 사의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 대표 취임 이후 민주연구원 내에 친명계 인사들이 대거 포진됐다는 점이 사의 표명의 근본적인 배경으로 작용했을 거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복심으로 불리는 김용 부원장,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지냈던 현근택 부원장 등 측근 인사들을 임명한 바 있다. '이재명 지도부' 출범 후 노 원장 교체설이 공공연하게 돈 것도 이러한 인선과 무관치 않았다.
특히 민주연구원이 6·1 지방선거 평가보고서에서 이 대표 책임을 거론하면서 노 원장에 대한 '개딸'들의 사퇴 압박도 있어왔다. 보고서는 패배 요인으로 '구태에서 못 벗어난 공천'을 제시하며 민주연구원 조사 결과 '이재명·송영길 등 공천문제'가 패배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 대표와 갈등을 겪으며 '개딸'들로부터 강하게 비판받은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5대 혁신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노 원장은 최근에는 친명계인 남영희 부원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서도 지도부와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이에 대해 노 원장은 국정감사 전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에 남 부원장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후임 원장은 지도부 논의를 거쳐 이 대표가 임명할 예정이다. 이 대표 의중을 반영할 수 있는 입법, 22대 총선 선거 전략 마련 등을 위해 친명계 인사가 임명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당 싱크탱크 수장까지 친명계 인사로 채워진다면, 전당대회 과정에서부터 불거진 '이재명 사당화'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당시 당내에서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당의 자원과 시간을 낭비한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는 "민주당이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공당이라는 점은 확고하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말과는 달리 당직 인선이 전부 친명계로 채워지고,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이 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당 차원의 집단행동들이 수차례 이뤄졌다. 당내에서는 "마치 이 대표를 위해 당이 존재하는 것 같다" 등의 불만이 쌓여 왔다.
한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당이 로펌도 아니고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대응할 때마다 시간을 너무 뺏기는 것 같다"며 "지금 우리는 재선이 더 중요하지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도 최근 공개적으로 이 대표 용퇴론을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