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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 권력 견제할 야당 재건, 이제 '국익'의 문제다 [데스크 칼럼]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6.06.08 07:00
수정 2026.06.08 07:00

지선 與 압승 속 野 '서울 사수'로 간신히 켜진 경고등

국민의힘 앙상한 견제력 복원 위한 체질 개선 시급

맹목적 비난 아닌 정교한 대안·비전으로 무장해야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3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 후 눈을 감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6·3 지방선거 결과는 절묘했다. 민심은 거대 여당에게 전국 지방 권력의 메가폰을 쥐여주면서도, 서울시장 자리는 야당인 국민의힘에 허락했다. 일방적인 궤멸 대신 최소한의 '견제 장치'는 남겨둔 셈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서울을 지켜냈다고 해서 마주한 처참한 성적표가 가려지지는 않는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지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으로 물드는 동안, 야당의 견제력은 사실상 앙상한 뼈대만 남았다. 민심이 서울시장이라는 '마지막 보루'를 남겨준 것은 국민의힘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의 의미가 아니다. 브레이크 없이 질주할 거대 여당의 독주를 누군가는 감시해야 한다는 유권자들의 본능적인 균형감각이 작동한 결과다.


행정부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사실상 독식하게 된 여당을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기관차에 비유하는 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정책의 일관성이나 추진력이라는 명분 뒤에 숨은 '소통 부재'와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은 결국 국민 전체의 피해로 돌아올 뿐이다.


현재 대한민국이 직면한 과제들은 녹록지 않다.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된 핵심 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사면초가에 몰려 있고, 대내외 경제 지표에는 온통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중차대한 전환기일수록 여야의 치열한 논쟁과 상호 견제를 통해 정책의 부작용을 걸러내는 '여과 장치'가 필수적이다. 야당이 지리멸렬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정부·여당의 정책적 오류를 수정할 기회조차 사라지게 된다.


결국 건강한 야당의 부재는 국정 실패의 확률을 높이고, 그 비용은 고스란히 국가와 국민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의 강력한 재건이 곧 국익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민의힘은 이제 뼈를 깎는 성찰과 쇄신에 나서야 한다. 만약 서울 사수라는 성과 뒤에 숨어 "이만하면 선전했다"며 해묵은 계파 싸움이나 남 탓으로 시간을 보낸다면, 민심이 준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버리게 될 것이다. 거대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맹목적인 비난이 아닌, 여당의 독주를 막아설 논리적 칼날을 갈고, 민생 현안에서 정부보다 한발 앞선 비전을 제시할 때 비로소 야당은 제 체급을 회복할 수 있다.


정치는 생물이고, 민심은 매서운 바람과 같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표를 몰아준 민심 역시 야당을 완전히 궤멸시키려 한 것이 아니라, 오만한 권력은 언제든 심판받을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에 가깝다.


막강해진 여당의 권력을 견제하고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강한 야당', '합리적인 야당'의 등장이 시급하다. 국민의힘이 무너진 잔해 위에서 얼마나 신속하고 처절하게 재건을 이뤄내느냐에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익이 걸려 있다. 당장 오늘부터라도 그 변화의 발걸음을 떼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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