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인적쇄신' 尹대통령, 근본적 체질 개선 시동 걸었다
입력 2022.08.30 04:00
수정 2022.08.29 23:41
예상보다 규모 클 듯…근본 체질 개선 시동
尹 측근 인사들도 교체 거론…전방위 대상
"지휘고하 막론 예외 없어…수석도 해당"
추석 전 정비 완료하고 '새로운 대통령실' 모습 선보일 듯
대통령실이 최근 강도 높은 감찰을 통해 전 부처에 걸친 인사 개편에 돌입했다. 당초 예상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는 변화폭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이 땜질식 보완보다 근본적인 조직의 체질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대통령실은 국민에게 가장 헌신적이고 유능한 집단이 돼야 하며 국민에게 봉사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으로, 헌신적인 자세를 통해 업무역량이 최고조로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을 향해 제기됐던 문제점들의 근본적 원인 중 하나로 '미숙함'이 꼽혔던 만큼, 무엇보다 업무능력을 기준으로 실무진을 물갈이해 유능하고 효율성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게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취임 후 첫 여름휴가를 다녀온 이후 홍보 라인의 보직이동으로 소폭 개편을 단행했던 윤 대통령이 정무라인을 향해서는 대대적인 변화를 감행한 것도 이같은 평가를 뒷받침한다. 이날 홍지만 정무1비서관과 경윤호 정무2비서관이 그간 정무 라인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데 책임을 지고 각각 사표를 제출했다.
형식상 사임이지만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사실상 윤 대통령이 이들을 경질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무수석실이 지도체제를 놓고 혼란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 사태에서도 별다른 조율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도 실질적인 경질 이유 중 하나라는 평가다.
이에 더해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시민사회수석실 소속 임헌조 시민소통비서관을 면직 처리했다. 지난달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집회 및 시위 입체 분석'이라는 제목의 대통령실 내부 문건이 언론에 유출된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과 검찰 시절부터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주진우 법률비서관과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경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각종 논란과 후폭풍을 불러왔던 인사 문제도 지지율 하락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시선이 많은 탓이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무수석실의 2명이 동시에 사표를 제출하고, 또 다른 수석실의 1명이 면직 처리되는 등 하루만에 비서관급 참모 3명의 교체 사실이 알려진 것은 좀처럼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라며 "윤 대통령이 현 대통령실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바라본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 언급했다.
이같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2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 명절까지 쇄신 작업을 마무리해 이를 기점으로 '새로운 대통령실'의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지난 17일부터 실무진에게 제출받은 업무기술서를 바탕으로 한 업무평가는 현재진행형으로, 결과를 바탕으로 행정관·행정요원 선에서도 대폭 물갈이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 6수석(정무·시민사회·홍보·경제·사회·정책기획) 및 2기획관(미래전략·인사) 급에서의 교체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정무 라인을 책임지는 이진복 정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안상훈 사회수석이 꾸준하게 대상자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가 이날 브리핑에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예외는 있을 수 없다"며 "국민 관점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끊임없이 보완하고 채워갈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인사 쇄신 작업의 이면에 대통령실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권력 싸움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라 불리는 여의도 라인과 검찰 출신들로 이뤄진 서초 라인이 세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게 그 근거다.
하지만 또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일각에서 내부 권력싸움설도 나오는 것 같지만 여권이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이라 이런저런 이야기가 함께 나오는게 아닌가 한다"며 "그보다는 여권의 전열 재정비 차원에서 대통령실도 이에 발맞추려는 의도로 봐주십사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계자는 "새로 들어서는 야당과의 협치를 위한 관계 개선의 제스쳐 성격도 없지 않다"며 "윤석열 정부는 효율적 인적 쇄신으로 일하는 정부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