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키스 식스 센스’ 윤계상, 다시 찾은 ‘멜로’
입력 2022.07.18 11:01
수정 2022.07.18 10:27
“대본 보면서 잘못 들어온 줄 알아…30대 초반의 ‘핫’한 분이 하셔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 덥석 물었다.”
“풋풋한 느낌을 한 번 더 보여드릴 수 있어 좋았다…원 없이 잘 놀았던 것 같다.”
영화 ‘범죄도시’부터 드라마 ‘크라임 퍼즐’까지. 최근 장르물에서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던 배우 윤계상이 ‘키스 식스 센스’를 통해 멜로 감성을 선보였다. 물론, 그동안 로맨스를 연기를 해 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오랜만에 선보이는 달달한 연기에 부담감과 민망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설렘 가득한 면모를 보여주며 아직 ‘멜로 감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한 윤계상이다.
최근 종영한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키스 식스 센스’는 입술이 닿기만 하면 미래가 보이는 예술(서지혜 분)과 초 예민남 민후(윤계상 분)의 아찔한 로맨스를 그리는 멜로 드라마다. 윤계상이 이 드라마에서 까칠한 광고회사 팀장이자, 시각, 청각, 촉각 등의 오감이 과도하게 발달한 민후를 연기했다.
한때는 달달한 로맨스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장르물에 치중한 행보를 보여주던 윤계상이었다. ‘범죄도시’에서는 강렬한 악역 장첸, ‘크라임 퍼즐’에서는 살인을 자백한 범죄심리학자 한승민을 연기했던 윤계상은 멜로 드라마 출연을 제안받고 놀라움과 기쁨을 동시에 느꼈다.
“소속사 대표님이 ‘크라임 퍼즐’을 하고 있을 때 기적 같은 일이 찾아왔다고 내게 말을 하더라. 로맨스가 왔다고. 너무 풋풋했다. 대본을 보면서 내게 잘못 들어온 줄 알았다. 30대 초반의 ‘핫’한 분이 하셔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덥석 물었다.”
‘크라임 퍼즐’에서 삭발까지 감행했던 윤계상은 가장 먼저 비주얼에 대해 고민했다. 완벽한 남자 민후를 통해 설렘을 유발하는 작품인 만큼, 좀 더 완벽한 비주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었던 것이다. “최고의 스태프진”이라고 표현을 할 만큼 화려한 강력을 가진 베테랑들과 ‘키스 식스 센스’의 민후를 함께 만들어나갔다.
“‘크라임 퍼즐’을 끝내자마자 촬영을 시작했었는데, 얼굴이 좀 삭은 상태에서 한 것 같아 죄송했다. 몸도 많이 쓰고 하다 보니 약간 늙어 보이는 것 같더라. 작품에 영향이 갈 것 같아 걱정을 했다. 최고의 스태프들로 팀을 꾸렸다. 화보만 하시던 분들께도 와 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가발에도 신경을 썼다. 캐릭터가 너무 멋있었다. 그럴듯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니저 분들도 좋은 분들을 많이 섭외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주셨다.”
보통 사람보다 몇십 배 이상 예민하게 감각을 느낀다는 판타지적인 설정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것도 중요했다. 윤계상은 민후가 가진 초능력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되, 너무 과하지 않게. 디즈니+에 어울리는 표현법을 찾기 위해 거듭 고민을 해야 했다.
“오감이 특별하게 발달되면 어떤 느낌일지 고민을 좀 했었다. 마블 같은 초능력을 가진 인물을 배우로서 한번 해 보고 싶었다. 그런 비슷한 결이라고 생각을 했다. 초능력을 다루는 로맨스였지만, 그럼ㄹ에도 그런 ‘기운’을 뿜어내려고 했다. 할리우드에서나 볼 수 있는 설정들, 그런 것들을 부담스럽지 않게 표현하려고 했다. 너무 예민하지는 않게 조금 유쾌하게 풀었다. ‘디즈니’스럽게 하는 게 필요했다. (감각이 예민해서) 힘든 부분이 있을 수도 있는데, 긍정적인 부분들이 강조되지 않나. 그래서 유쾌하게 연기하려고 했다.”
상대 배우인 서지혜와의 편안한 호흡을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서지혜와는 두 번째 만남이었지만, 그럼에도 많이 대화하고 또 의견을 나누면서 편안함을 배가시켰다. 이러한 과정 덕분에 서로 다른 두 남녀가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이 더욱 달달하게 느껴질 수 있었던 셈이다.
“(서지혜와의) 호흡은 너무 좋았다. 서지혜가 22살이었나, 그때 호흡을 맞췄었다. 당시 서지혜는 신인이었고, 나도 연기를 처음 할 때였다. 너무 풋풋했다. 내 기억엔 낯가림이 심한 친구였지만 열심히 했었다. 그런 친구와 다시 만났는데, 정말 너무 훌륭했다. 처음에는 도움을 많이 받았다. 코믹 연기를 정말 잘하시더라. 나이가 든 사람들만 할 수 있는 대화, 그런 것들이 있었다. 어렸다면 낯설었을 수 있는, 그런 설정의 연기를 잘,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
이러한 모습들을 통해 다시금 풋풋했던 때의 매력을 보여준 것 같아 더욱 의미 있기도 했다. 드라마 ‘굿와이프’를 비롯해 과거 영상까지 보며 민후를 준비했다는 윤계상은 좀 더 에너지 넘치고 유쾌했던 과거의 모습을 ‘키스 식스 센스’를 통해 재현해낸 것 같아 만족했다.
“그래도 뭔가 풋풋한 느낌을 한 번 더 보여드릴 수 있어 좋았다. 내가 가진 매력이라는 게 분명 존재할 텐데, 그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했다. 장난기가 많고. 어렸을 때의 윤계상을 한 번 더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 원 없이 잘 놀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