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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검역 체계"…검역대에서도 못 거른 '원숭이두창'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입력 2022.06.24 09:50
수정 2022.06.24 10:13

국내 첫 확진자 입국 당시 37.0도 미열·인후통·피부병변 등 있어

인천의료원으로 이동해 치료中…접촉자 49명으로 확인

당국,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 강화…"과도한 긴장 불필요"

지난해 12월 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로 입국한 외국인들이 검역대를 통과하고 있다. ⓒ데일리안 DB

원숭이두창의 국내 첫 확진자가 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 증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역대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느슨한 검역체계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확진자 A씨는 독일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지난 21일 검역대를 통과한 후 공항 로비에서 전화로 질병관리청에 의심 신고를 했다.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입국 당시에는 37.0도의 미열과 인후통, 무력증(허약감), 피로 등 전신증상과 피부병변(병적 작용에 의해 피부 세포나 조직에 일어나는 변화)의 증상이 있었지만, 검역에서는 걸러지지 않았다.


같은 날 입국해 의사환자(의심자)로 분류됐다가 원숭이두창 음성 판정을 받은 외국인 B씨 역시 입국 당시 건강상태질문서에 '증상없음'으로 표시해 검역장을 빠져나와 다음날에야 격리된 바 있어 느슨한 검역 체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방역 당국은 22일 확진자 발생 후 브리핑을 통해 출입국자 대상 SMS 문자와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 활용 안내를 강화해 입국자들의 건강상태질문서 자진 신고율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의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과도한 긴장이나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23일 무증상 입국자에 의해 원숭이두창이 지역사회로 퍼졌을 가능성을 묻자 "비말 등이 주된 감염 경로인 산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는 달리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가 아닌 국내 일반 인구에서의 전파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며 이같이 밝혔다.


질병청은 다만 "잠복기 중 입국하거나 검역단계에서는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 향후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환자가 나올 수도 있다"며 "국내에 입국한 의심환자를 놓치지 않고 진단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발생 국가를 방문 또는 여행하는 국민들의 개인 위생수칙 준수 및 신고, 의료계의 적극적인 의심환자 감시와 신고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22일 확진 판정을 받은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환자가 인천의료원에서 지속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 확진 환자는 지침상 시도 지정입원치료병상에서 치료를 받는데, 초기 확진 환자의 경우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료하기로 했다"며 "다만 첫 확진자는 입국 즉시 지정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으로 옮겨졌고, 이동 최소화 등을 고려해 처음 배정된 병상에서 지속 치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애초 확인된 이 확진자의 접촉자는 49명으로, 23일까지 추가 파악된 접촉자는 없다. 고위험 접촉자는 없는 가운데, 중위험 접촉자 8명, 저위험 접촉자 41명이다.


질병청은 23일 원숭이두창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 500명분을 다음달 중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며 이 치료제가 도입되기 전에 활용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시도포비어, 백시니아면역글로불린 100명분을 확보해 놓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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