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이준석, 정진석 향해 "정치공세 추태" 맹공…봉합 아닌 확전 선택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2.06.10 00:00
수정 2022.06.09 23:49

당 지도부 "감정싸움 소모적" 중재

정진석도 "민생이 최우선" 확전 자제

이준석 귀국 직후 정진석에 작심 발언

"분란 목적" "추태" 등 원색 비난도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입국한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가 9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5선 중진 정진석 의원을 겨냥해 작심 발언을 쏟아 냈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 확전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이 대표가 오히려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긴장감이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귀국한 이 대표는 정 의원과의 갈등에 대해 "하필 제가 외국을 방문하고 있을 때 사실관계도 맞지 않은 공격을 시도한 이유가 무엇일지 국민들도 다 알 것"이라며 "정 부의장이 적시한 내용은 애초에 허위"라고 했다.


이어 "저희 방문단은 외교부 실무자들이 다수 동행한 일정이고 정부 측이나 대통령실과 상의 없이 갈 수 없는 일정인데 유튜브 방송에서나 할 말을 국회부의장이 했다는 것은 상당히 악의가 있거나 정보에 어둡거나 둘 중 하나"라며 "여기에 명확히 입장 표명을 하셔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관련해 "정부와 청와대의 외교 안보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한다"며 "정부가 내심 탐탁지 않아 하는 외교 분야 일이라면 적어도 여당 정치인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를 이 대표가 정면 반박한 셈이다.


'우크라이나 출국이 아닌 연찬회부터 했어야 한다' 지적에도 "저는 선거가 끝나기 2주 전부터 선거가 끝나면 연찬회를 통해 당내 결속을 다져야 한다고 말해왔다"며 "당의 어른이면 전후 관계를 파악하고 내지를 수 있는 것인데, 어떻게든 분란을 일으키려는 목적이 강하다고 보이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나아가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문제"라며 "정 의원뿐만 아니라 다들 이 상황에서 자기정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언론을 향해서는 "당권 싸움으로 치부하지 말아달라"며 "정 의원은 당권주자가 아니다"고도 했다.


'측근들의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을 운운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에는 "추태"라며 원색적인 말로 반발했다. 이 대표는 "혁신위원장으로 선임된, 누가 봐도 공명정대하기로 이름난 최재형을 이준석계로 몰아붙이면서 정치적 공세를 하는 것은 여당 소속 국회부의장이 해선 안 될 추태에 가깝다"며 "당의 최고위원과 대표를 저격하며 자기 입지를 세우려는 사람이 당의 어른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귀국에 앞서서도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대표를 몰아내자고 대선 때 방에서 기자들 들으라고 소리친 분을 꾹 참고 우대해서 공천관리위원장까지 맡기고 공관위원 전원 구성권까지 드렸으면 당대표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예우는 다 한 거 아닌가"라면서 "흔들고 가만히 있으면 더 흔들고 반응하면 싸가지 없다 그런다"며 정 의원을 정조준 했다.


이준석 작심 발언에 논쟁 더 확전되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6.1지방선거 당선자대회 및 워크숍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 대표와 정 의원의 논쟁이 '개소리' '싸가지' 등 격한 발언을 동반한 감정싸움으로 번지자 중재에 나서기로 했었다. 최고위에서는 이번 논쟁이 소모적이라는 데 공감하고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정 의원에게, 김용태 최고위원이 이 대표에게 각각 '자중하자'는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고 한다.


이날 최고위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권성동 원내대표는 "양측이 혁신을 둘러싼 활발한 논의는 필요하고 당내 구성원의 의견 제시는 언제든지 있을 수 있고 환영하는 바"라면서도 "양측의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당을 위해서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게 제 개인적 의견"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정당이라는 게 원래 속성상 여러 노선 투쟁도 있을 수 있고 입장차 때문에 늘 갈등적 양상을 보일 때가 자주 있는데 이번에도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논쟁이 승화되는 모습을 국민 여러분이 보고 싶어 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지금 논쟁이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거에 대해선 좀 우려하는 입장"이라고 양측의 자중을 촉구했다.


정 의원도 확전을 피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이 대표 관련 언급을 피한 채 "대통령은 '집에 창문이 흔들리는 것을 못 느끼냐'고 했지만, 지금 상황은 '창문이 깨질 지경''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민생이 최우선"이라고 적었다. 더 이상 이 대표와 대치는 그만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 대표가 다시 한번 작심 발언을 쏟아내면서, 갈등이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다만 오는 10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오찬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 자리를 계기로 다시 한번 양측이 자제하는 분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