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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정진석 갈등에 정미경 가세...국민의힘은 내홍 확산 우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2.06.09 11:55
수정 2022.06.09 19:30

9일 오후 귀국 이준석, 기자회견 발언 관심

정미경 "공천 쇼핑 발언은 허위사실 명예훼손"

권성동 중재 "소모적 논쟁 하지 않는 것 좋아"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정진석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육모방망이', '개소리' 등 난타전이 오가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의원 갈등에 정미경 최고위원이 가세했다. 정 최고위원은 정진석 의원의 '당협 쇼핑' 비난 주인공이다.


지난 6일 정 의원의 페이스북 저격글로 시작한 '이준석-정진석' 당 내홍이 사흘째 지속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소모적 논쟁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중재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두 사람 갈등을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향한 '당내 권력다툼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9일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이 대표가 기자회견을 예고한 가운데, 이날 발언에서 갈등이 봉합될지 한층 더 수위 높은 발언으로 갈등이 격화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일 우크라이나 의원들로부터 받았다며 올린 '육모방망이' 사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이준석 "1년 내내 흔들어 놓고 무슨 싸가지를 논하냐"


이날 우크라이나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전 페이스북 글을 남긴 이 대표는 정 의원을 겨냥해 "1년 내내 흔들어놓고는 무슨 싸가지를 논하나"라며 "흔들고 가만히 있으면 더 흔들고, 흔들고 반응하면 싸가지 없다 그러고. 자신들이 대표 때리면 훈수고, 대표가 반박하면 내부총질이고"라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당 대표를 몰아내자고 대선 때 방에서 기자들 들으라고 소리친 분을 꾹 참고 우대해 공천관리위원장까지 맡기고 공관위원 전원 구성권까지 드렸으면 당 대표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예우는 다한 것 아니냐"라고도 반문했다.


이어 "모든 걸 1년 동안 감내해오면서 이 길(을) 가는 것은 그래도 정치 한 번 바꿔보겠다고 처음 보수정당에 눈길 준 젊은 세대가 눈에 밟혀서 그렇지 착각들 안 했으면 좋겠다"며 "대선 승리의 원흉 소리를 들을 때도 꾹 참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6시간 버스를 타고 우크라이나 전쟁통을 벗어나서 이제 바르샤바 공항에서 귀국 비행기 편을 탄다"며 "인터넷이 끊기는 시간 동안 다들 안녕하시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5시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정미경 최고위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협 쇼핑' 주인공 정미경, 정진석에 맹공


이런 가운데 '당협 쇼핑' 주인공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정진석 의원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앞서 정 의원은 "이 대표는 지도부 측근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은 운운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며 정 최고위원을 저격한 바 있다. 정 최고위원은 본래 수원을 지역구로 두고 18·19대 의원을 지냈으나, 최근 경기 분당을 당협위원장직에 내정됐다.


정 최고위원은 "정 의원의 '공천 쇼핑' 발언은 허위사실 명예훼손 범죄행위"라며 "분당을은 민주당 재선인 지역이며 쉬운 지역이 아니다. 나름 험지로 간 거고 공모도 다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진석 의원이 공천을 못 해서 부여군수와 청양군수 다 뺏기지 않았냐"며 6·1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이자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지역구인 정 의원을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서도 "저도 2년 후에 국회의원 되고 싶고 국회로 가야 되니까 지역구가 필요하다"며 "원래 제 지역구가 수원인데, 수원 전체 인구가 늘어 (지역구)조정이 있었다. 제 지역구가 찢어지고 없어졌다. 저도 당연히 서류를 내고, 면접도 보고 해서 (분당을 지역구에)지원했다. 한 번은 제가 서초에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정진석 의원이 도대체 왜 그러시는지 놀라서 전화했는데 전화를 안 받으신다. 문자를 보냈는데 답도 없다"며 "정말 (이유를)모르겠다"며 "혹시 분당을에 본인이 넣고 싶은, 염두에 둔 사람이 있었나 이런 생각까지 했다"고 날을 세웠다.


"선거 다 이겨놓고"...국민의힘 '집안 싸움' 우려


이번 '이준석-정진석' 충돌 시작은 정 의원이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 방문하겠다, 혁신위원회 설치하겠다, 2024년 총선에서 공천 혁명하겠다(와 같은) 혁신, 개혁, 변화도 중요하겠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윤석열 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적으며 시작됐다.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과 혁신위 설치 등을 공개 비판한 것인데,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다음 총선 공천권을 두고 당 내부 권력 다툼이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정 의원 갈등을 '친윤 vs 비윤' 싸움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집안싸움'에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이 4·7 재보궐선거에 이어 대선, 지선까지 3연승을 했는데, 승리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다시 싸움 에너지를 당 외부에서 내부로 집중시키고 있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중재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을 둘러싼 당내 구성원의 의견제시는 언제든지 있을 수 있고 환영하는 바"라면서도 "그런데 논의 자체가 양측의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와 정 의원을 향해 "당을 위해서, 의견을 받들어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 의견"이라며 "양측 다 자제를 해야 한다고 보고, 두 분다 공감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이 대표 간 당권 경쟁 양상 아니냐'는 질문엔 "당내 분란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싸움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당내 구성원들 비판에 대해 권력투쟁이니 차기당권싸움이니 몰아가는 거 자체가 지나친 해석,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선배 정치인이 당 지도부의 올바른 행보를 위해 충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명분이 부족한 충고는 당 지도부 흔들기로 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우리는 국민의 소중한 선택을 받아 정권교체를 이뤘고 지방선거를 승리해서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 동력을 뒷받침할 지방권력을 가져왔다"며 "패배한 쪽의 '네 탓 공방'은 짐짓 이해하지만 탄핵 이후 연패의 늪을 벗어나 연전연승을 거둔 우리가 왜 당내 다툼에 빠져야 하나"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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