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마무리? 은퇴 미룬 정찬성 "서울에서 한 경기는 더 뛰고…"[UFC]
입력 2022.05.18 14:23
수정 2022.05.19 15:31
자신의 SNS 통해 "한 경기 더 뛰고 싶다" 의사 밝혀
타이틀 재도전 아닌 국내서 후회 없는 마무리 의지로 해석
은퇴 기로에 있던 정찬성(35)이 현역 유지의 뜻을 밝혔다.
정찬성은 18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한 경기는 더 뛰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정찬성은 “어쩌면 늙었을 수도, 어쩌면 실력이 없는 것일 수도, 그래서 항상 무대에서 보여주는 게 목표였고, 매번 보여준 건 아니지만 그래왔습니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증명하지 못했지만 특별히 아쉬움이 더 많이 남습니다. 결과에 대한 핑계가 아닌 제 자신에 대해 후회도 많이 남아요. 그 경기가 100%의 내가 아니였다는 걸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제 소신처럼 시합으로 보여주는 게 맞는 것 같다 생각해서, 한 경기는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라며 “장기적인 목표는 세우지 못하겠습니다. 일단 한 경기..서울에서 하겠습니다. 열어주세요"라고 전했다.
정찬성은 지난달 10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비스타 베터런스 메모리얼 아레나에서 펼쳐진 ‘UFC 273’ 메인이벤트 페더급 타이틀전에서 4라운드 45초 TKO 패했다.
지난 2013년 8월 조제 알도와의 타이틀전 이후 약 9년 만에 챔피언과 대결한 정찬성은 맥스 할로웨이-브라이언 오르테가 등을 연파하고 ‘절대 강자’로 떠오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4호주)를 넘지 못했다. 결국 한국인 최초 UFC 챔피언 꿈은 이루지 못했다.
경기 후 정찬성은 옥타곤 인터뷰에서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정찬성이 패배 후 상대를 이렇게 평가한 적은 드물다. 이어 “더 챔피언이 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흐르면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내가 이 싸움을 계속해야 하나 싶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정찬성에게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비관적 어조의 인터뷰는 은퇴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 한국에 들어와 깊이 고민하던 정찬성은 최근 TV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은퇴를 한다고 결정하기엔 격투를 너무 좋아하고, 실력을 제대로 못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날 SNS를 통해 남긴 메시지가 타이틀 재도전을 말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나이와 챔피언 경쟁 구도를 봤을 때, 정찬성에게 다시 타이틀샷이 주어지려면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치른 타이틀 매치까지도 9년이 걸렸다.은퇴가 머지않은 가운데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 앞에서 화끈하고 멋진 경기를 치르고 싶다는 정찬성의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한국에서 UFC가 개최된 것은 지금까지 두 차례. 2015년 11월 서울, 2019년 12월 부산에서 열렸다.
부산 대회서 정찬성(32)은 ‘UFC 레전드’로 꼽히는 프랭키 에드가(38·미국)를 상대로 1라운드 3분 18초 만에 TKO 승리를 따냈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1만 여 관중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정찬성은 테이크다운 방어 능력과 화끈한 타격의 힘을 과시하며 완승한 추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