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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르는 국내 증시 하락...얼어붙은 투자심리(종합)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2.05.10 16:25
수정 2022.05.10 16:28

코스피 2600선 붕괴...물가·긴축 커지는 공포감

거래규모 줄고 개인 순매수세 약화로 유동성 축소

악재 해소 없어 반전 요원…지수 저점 근접 의견도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인플레이션을 넘어선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지수가 지지선으로 여겼던 2600선이 무너지는 등 증시에 물가·긴축 포비아(공포증)가 커지는 양상이다.


증시 악화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물가·공급망·전쟁 등 다양한 리스크가 그대로 상존해 있어 분위기 전환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국내 증시의 악재 선반영, 상대적 할인과 외국인 지분 수준 등을 감안하면 향후 불확실성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며 지수가 저점에 근접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10일 코스피지수는전 거래일 대비 14.25p(0.55%) 하락한 2596.55으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20년 11월 30일(2591.34) 이후 1년5개월여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0p(0.55%) 하락한 856.14로 거래를 마감하며 860선이 무너졌다.


이는 앞서 미국 뉴욕 증시가 급락한 영향이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653.67포인트(1.99%) 내린 3만2245.70으로, S&P500지수는 132.10포인트(3.20%) 내린 3991.24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521.41포인트(4.29%) 하락한 1만1623.25로 거래를 마쳤다.


증시 악화로 투심 냉각…개인 매수 여력도 축소

이러한 증시 상황으로 투자 심리는 얼어붙는 모습이다. 전체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하락장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개미들도 매수 여력이 조금씩 떨어지는 양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5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거래규모는 48조640억원으로 직전 5거래일(4.25~29·60조1928억원)과 전월 같은기간(4.1~7·53조6732억원)에 비해 줄어들었다.

이 기간 중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은 1조5322억원으로 전월 같은기간(3조5016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매수 강도 약화로 증시 유입 자금이 줄면서 유동성이 축소되는 모습이다. 10일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장 초반 한때 개인이 매도 우위를 보인 점도 매수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당초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 폭으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지속,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리스크 등 겹악재가 그대로 남아 있어 당분간 증시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낙폭을 축소했으나 매크로 불확실성 개선의 신호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최근 위험자산 회피로 저점 매수세가 부재하면서 적은 매도 압력에도 시장 변동성이 상승하고 있어 불확실성 개선 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 취약한 수급 양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겹악재로 어려운 분위기 전환…불확실성 감소 의견도

다만 국내 증시에 국한해서 보면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시와 달리 이미 악재들이 선 반영된 측면이 있는데다 물가 상승폭도 미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만큼 판 상태여서 향후에는 점진적이나마 유동성 유입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코스피의 외국인 지분율은 30%로 지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증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코스피지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대비 30% 정도인 할인율이 지금은 38%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은 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 및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로 인한 유동성 축소로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국내의 경우, 외국인 자금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파는 구간은 지나갔을 가능성이 있어 대외 불확실성의 민감도는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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