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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한덕수, 대체 어려운 능력자"…이해충돌? "단 한건도 없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2.05.04 00:00
수정 2022.05.04 00:33

한덕수 청문회 2일차 증인 신문

고액연봉·전관예우 의혹 검증 초점

김앤장 "韓, 통상·경제 스피치 역할"

‘김앤장 청문회’ 방불…질문 집중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고문으로 영입했던 김앤장 법률사무소 측이 "대체하기 어려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고액 연봉과 관련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 있지만 "한 후보자 이력이라면 다른 곳을 가더라도 그 정도는 받을 수 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3일 오후 국회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정계성 김앤장 대표변호사는 '한 후보자를 영입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우리가 봤을 때 굉장히 독특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 여러 정부 부처에서 근무했고 OECD 대사로도 근무했다. 영어 구사 능력도 아주 탁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가 후보자에게 연락했다"며 직접 영입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과거 5년간 총 20억원의 고액 고문료를 지급한 데 대해서는 "(지급) 기준은 따로 없다. 김앤장 대표 4명이 의논을 해서 결정했다"며 "(한 후보자라면) 다른 곳에 가더라도 그 정도는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업계 합리적 선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느냐'는 질문에 정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제기했던 '전관예우' 혹은 '로비스트'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정 대표는 "외국기업의 국내 투자, 내국기업의 해외투자 시 국제 정세나 통상관계, 경제전망과 정책 등을 거시적 관점에서 일반적으로 설명하는 역할을 했다"며 "정부 부처와 관련 업무는 제가 알기로 한 건도 없고, 변호사들이 부탁한 것도 없다"고 단언했다.


'한 후보자의 4년 4개월 김앤장 근무기간 4건의 간담회 활동만 제출했는데 계산하면 건당 5억원'이라는 강병원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4건 외에 한 일이 일반적으로 다수 있다"고 했다. 다만 "우리는 고객의 비밀을 엄수해야 한다"면서 "형법에 업무상 비밀누설죄가 있어서 변호사나 보조하는 사람들이 업무 중 획득한 정보를 누설 시 형벌을 받는다"며 구체적인 내역을 공개하진 않았다.


한 후보자는 "저는 하루 종일 상근을 했고, 오전 9시 30분 출근해 오후 6시까지 전 세계 경제 현황과 우리 경제·산업·통상·외교·안보 구체적인 지역별 특색 등에 끊임없이 저를 준비시켜야 했다"며 "제 스피치를 누가 써서 줄 수 없고 제가 페이퍼를 써야 했다. 그런 일을 하는 것이 제 일의 80%"라고 소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안과 소송에 대해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 제가 전관예우나 이해충돌을 일으킬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구체적 사건에 개입하거나 소송에 관여해 이해충돌을 일으킨다든지 전관예우를 받은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틀 동안 진행된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 절차는 모두 마쳤지만, 인사청문 보고서는 끝내 채택되지 못했다. 강병원 민주당 간사는 "오늘 인사청문 보고서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양 간사 간 협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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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성 김앤장 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편 이날 청문회 증인신문은 '김앤장 청문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 대표에 질문이 집중됐다. 한 후보자 검증과 별개로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앤장의 활동 등에 대한 지적과 비판이 적지 않았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김앤장이 고위 관료를 수집해 집합소라는 얘기를 들어도 (과언이 아니다)"며 "관료를 영입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전략을 짜거나 로비스트로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해식 의원은 "변호사법 1조에 변호사는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한다고 나와 있다. 그런데 김앤장은 인권과 사회정의를 짓밟은 일들을 수임했다"며 "가습기 살균제 기업, 전범 기업, 외환은행 헐값 매각 론스타, 폭스바겐 등을 변호했다. 너무한 게 아니냐. 국내 1위 로펌이 왜 이런 사건을 수임하느냐"고 질타했다.


정 대표는 "지금 로펌 간에는 국경을 넘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고, 사회는 전문화되고 있어 변호사들에게 모자란 전문영역 지식을 보완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를 영입하고 있다"며 "국제적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무원을 고문으로 영입한 것이지 로비나 청탁을 위한 것이 아니다. 다만 국민적 정서가 우려를 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수임 관련해서는 "여론이나 사회적 비난을 받는 사건들에 대해서도 변호사는 반드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럴 용기가 없다면 변호사를 하지 말라고 배웠다"면서도 "국민 정서를 감안해 배웠던 내용들이 과연 맞는지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고 성찰하는 계기로 삼겠다. 또한 변호사 협회 등과 의논해 앞으로 어떻게 윤리를 세워야 하는 것인지 성찰하겠다"고 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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