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전국 고검장들 "장관이 국회의장 설득해 달라"…박범계 "깊은 고뇌 필요"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입력 2022.04.22 09:41 수정 2022.04.22 09:44

박범계 "고검장들 우려 표명…국회 법사위 열리면 더 구체적 의견 낼 수도"

박 장관, 간담회서 수사 공정성 논의 긍정 평가…내부통제 '이의제기권' 대안 거론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처리 움직임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전국 고검장들과 만나 이 사안을 두고 논의할 예정인 21일 오후 조재연 부산고검장(왼쪽부터), 여환섭 대전고검장, 김관정 수원고검장, 조종태 광주고검장이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고검장들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과 관련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저지하는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장관은 이에 "깊은 고뇌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21일 오후 3시부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중회의실에서 전국 고검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는 이성윤 서울고검장, 김관정 수원고검장, 여환섭 대전고검장, 조종태 광주고검장, 권순범 대구고검장, 조재연 부산고검장 등 고검장 6명과 박 장관, 구자현 검찰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약 두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법무부는 간담회 종료 후 "박 장관과 고검장들은 검찰국장으로부터 수사·기소 분리 법안에 대한 주요 문제점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며 "고검장들은 법안의 문제점들에 대해 일치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검장들은 이번 법안이 검찰의 존재 의의를 부정하는 것인 만큼 장관이 역량을 발휘해 법안을 저지하는 데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또 "박 장관은 이번 평검사·부장검사 회의에서 수사의 공정성 확보 방안 등 상당히 의미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며 "수사 공정성 확보를 위한 내부 통제방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설명하고, 고검장들의 공감과 의견을 청취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간담회에서 검수완박 법안 관련 법무·검찰 논의 진행 방식에 대한 소회도 전했다. 박 장관은 퇴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상의 없이 전국적인 의사 표시가 진행돼온 것에 대해 상실감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또 "고검장들께 진정성이 중요하다, 수사의 공정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주안점을 뒀다"며 "고검장들은 (검수완박) 법안에 반대하는 역할을 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도와달라는 부탁의 이야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 장관은 "행정부 장관으로서 입법권을 가진 국회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법사위가 열리면 조금 더 구체적인 의견을 낼 수도 있다"고 여지를 뒀다. 그간엔 "입법 정책적 결단의 문제"라며 유보하는 태도를 보인 바 있다.


내부 통제와 관련해선 "이의제기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적정하게 심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의제기권'을 대안으로 거론했다. 사회적 이목을 끄는 중대 사건에서 이해관계자가 이의를 표시하면 심사하는 장치를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구상인 것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고검장은 "장관이 고검장들을 불러 의견 수렴하는 것 자체가 국회 법사위에 보내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검찰 공정성·중립성 확보 방안과 관련해서는 "제시된 안 가운데는 제도화하기 어렵거나 내부 반발이 심한 것들도 있다"며 "국민과 내부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것부터 발굴해 시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환섭 고검장은 회의 참석에 앞서 취재진에 "민주당에서 국회법 취지에 어긋나는 여러 편법적인 방안을 동원해 절차를 강행 처리하고 있다"며 "법안 처리가 졸속으로 이뤄지지 않도록 장관님에게 국회의장을 설득해 달라는 등 도와달라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재연 고검장도 회의 참석 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검찰 내에서 고위 간부들의 사퇴 요구가 나오는 점에는 "마음을 비우고 이 사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우선이고 사직 문제는 그다음에 논의해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