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강원지사 출마 요구…이광재, 오늘 결단 내린다
입력 2022.04.21 02:00
수정 2022.04.20 22:57
지도부, 전략선거구 지정하며 요청
지역위원장들도 상경해 출마 요구
도지사 출마 꼭 내키지는 않겠지만
"도민 은혜 갚아야"…마음 굳혔나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6·1 지방선거 강원도지사 출마 요구에 답한다. 민주당 지도부의 공식 출마 요청에 이어 지역에서도 출마 요구가 빗발침에 따라, 이 의원이 이러한 요구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광재 의원은 21일 오전 11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그간 지속적으로 요구받았던 강원도지사 출마에 관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이 의원의 강원도지사 출마를 공식 요청하기로 한데 이어, 이날은 비대위원회의에서 강원도를 전략선거구로 지정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또 강원도의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들은 이날 상경해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하고 이 의원의 강원도지사 출마를 강력히 요구했다.
윤 위원장 예방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배선식 강릉 지역위원장, 한호연 동해삼척태백정선 지역위원장, 김주환 홍천횡성영월평창 지역위원장 등은 "'윤핵관'으로 불리는 대통령 당선자의 측근들이 강원도에 다수 포진해있다"며 "어려운 선거 구도 속에서 흩어진 당원의 마음을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다. 이광재 의원이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가 지금은 정당 대립 구도로 가고 있지만, 강원도를 보면 선거 때마다 내놓은 공약들을 선거가 끝나면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이행을 못해왔다"며 "(이광재 의원이 출마를 결단하면) 검증된 실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꼭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이 의원도 이들과의 면담에서 '강원도가 잘돼야 할텐데…'라는 말을 반복했다는 점을 들어 "강원도가 그동안 홀대받았는데, 그러한 것을 끊고 싶다는 것을 말한 것 같다"며 "비대위원장도 (이광재 의원 출마를 원하는 우리의 요청) 그대로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말을 해줬기 때문에 기자회견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다만 이 의원의 개인적 입장에서 보면 강원도지사 출마가 꼭 내키는 일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것이 지방선거를 불과 40여 일 앞둔 현 시점까지 결단을 내리지 못하게끔 만든 원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광재 의원은 재선 의원이던 2010년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 만 45세로 역대 최연소 지사가 됐다. 이미 12년 전에 했던 도지사를 다시 한다는 것은 개인적 실익이 없다. 게다가 이 의원은 지난 대선후보 당내경선에 도전했을 정도로 '큰꿈'이 달리 있는 인물이다. 대권을 좇으려면 중앙에서 정치를 해야 하는데, 강원도지사로 하방(下放)하는 것은 본인의 꿈으로부터도 멀어지는 셈이 된다.
도민들도 이 의원이 지역으로 돌아오기보다는 중앙에서 강원도 출신 잠재적 대권주자로 활동하는 것을 바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강원 지역위원장들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질문이 나오자 "맞다.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면서도 "선거가 쉽게 풀릴 것 같으면 상관 없는데 굉장히 어렵지 않느냐"고 '차출 불가피론'을 역설했다.
잔여 임기가 2년이나 남은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도지사 선거에 뛰어들더라도 당락의 전망이 확실한 것도 아니다. 지난 3·9 대선 당시 강원도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이 윤석열 당선인에게 득표율에서 12.5%p나 뒤처졌다.
강원 지역민방 G1이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가상 양자대결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이광재 의원이 김진태 국민의힘 예비후보와 본선에서 맞대결할 경우 이 의원 39.2%, 김 후보 37.8%로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광재 의원이 황상무 국민의힘 예비후보와 맞대결하는 경우에는 이 의원 41.2%, 황 후보 28.1%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광재 의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깊이 고민하고 있는 심경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수도권과 지방을 연결하는 철도 노선 부설 확충에 관한 기자회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말 다양한 연락을 받고 있다"며 "한편에서는 강원도에 출마를 해달라는 요구가 있고, 한편으로는 민주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민주당을 혁신하는데 기여하는 역할을 해달라는 의견이 팽팽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30대에 국회의원을 시켜주고 40대에 최연소 도지사로 뽑아주는 각별한 은혜를 도민들로부터 입은 사람인데도 약속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며 "도민들께 은혜를 갚고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출마 여부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