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꼴 날라…온라인 플랫폼, '정품 인증' 신뢰도 높인다
입력 2022.04.07 07:01
수정 2022.04.06 16:14
무신사, 크림과 짝퉁 공방서 백기…“검수 강화하겠다”
업계 "불신·신뢰 하락 불가피…“정품 인증 능력 시험대”
무신사와 네이버 리셀(재판매) 플랫폼 크림 간의 ‘에센셜 티셔츠 짝퉁’ 공방전이 결국 크림 측의 승리로 일단락 됐다.
온라인 플랫폼 업계는 이번 가품 논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모바일이 일상인 MZ세대의 소비 트렌드가 맞물려 급성장한 온라인 쇼핑 시장의 전반적 불신으로 번지지 않을까 좌불안석이다.
무신사와 크림 간의 가품 논란은 지난 1월 한 소비자가 무신사에서 구매한 명품 티셔츠를 크림에 되팔면서 불거졌다. 크림은 무신사에서 판매된 피어오브갓 상품이 가품이라는 반면 무신사는 “100% 정품”이라고 맞서며 서로 공방전을 벌여왔다.
이후 크림이 무신사가 판매한 티셔츠의 진품 여부를 제조사에 문의한 결과 가품으로 판정됐다고 공지하자 무신사는 해당 제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판매 금액의 200% 보상한다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은 불통이 튈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온라인 쇼핑 시장의 고질적인 리스크인 가품 이슈가 업계 전반의 신뢰도 하락으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품 이슈가 발생할 경우 플랫폼 신뢰도와 이미지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쇼핑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온라인 가품 거래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특허청에 따르면 위조상품 신고·제보 건수는 2018년 5557건에서 2019년 6864건으로 증가했고 2020년엔 1만6935건으로 확대됐다.
온라인 패션·명품 커뮤니티나 카페 등에는 “뭘 믿고 온라인에서 쇼핑을 하겠냐”,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겠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플랫폼 업체들은 대체불가토큰(NFT) 보증서 도입을 포함해 명품감정기업과 제휴·인수 등 각종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모습이다.
명품 플랫폼 발란은 명품 감정 기업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문서위조를 비롯해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제휴해 NFT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무신사도 브랜드 파트너십을 제외한 제3자와 거래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검수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한다는 각오다.
해외 부티크와 명품 브랜드 상품 거래 시 거래업체의 신용도와 평판 확인, 수입 관련 서류 확인, 명품감정원을 통한 샘플 건수 등 기존에 운영하던 3단계 검수 과정을 고도화하겠다는 설명이다.
SSG닷컴과 롯데온 등은 일찌감치 NFT 기반 디지털 보증서 제도를 도입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SSG닷컴은 작년 8월 명품 디지털 보증서 ‘SSG개런티’를 도입하고 명품 브랜드 공식스토어 상품과 검증된 셀러가 판매하는 병행수입 명품에 SSG개런티를 부착해 판매 중이다.
디지털 보증서는 고객이 구매한 명품이 정품임을 인증하는 일종의 품질 보증서로, 상품 정보와 구매 이력, 보증 기간, 보안 정보 등의 내용이 담긴다.
롯데온 역시 명품 인증 프로그램인 ‘트러스트온’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트러스트온은 롯데온, 판매자, 외부 협력기관 등 3자가 참여해 신속하고 객관적인 상품 검수 및 정보를 공유한다.
온라인 플랫폼 관계자는 “업체들이 직수입이 아닌 병행수입, 오픈마켓 등을 통해서도 상품을 들여오다보니 가품 이슈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온라인 플랫폼에서 가품 이슈가 터지면 회복이 불가할 정도로 타격이 큰 만큼 사전 검수·사후 관리 능력이 승패를 좌우할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