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연일 '김정숙 옷값 논란' 수습…"특활비 공개 요구 문제 있어"
입력 2022.03.30 12:02
수정 2022.03.30 12:03
靑 "사비로 구입" 해명에도 특활비 비공개에 의혹 증폭
탁현민 "궁금하다고 옷장 열어도 되나"…연일 반박 나서
野 "靑 주장 반례 하나에 깨질 수도…예 나오면 반납해야"
청와대가 연일 김정숙 여사의 옷 값 등 의전 비용 논란 수습에 나서고 있다. 김 여사의 옷이나 장신구 등을 전액 사비로 구입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가라앉기를 기대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그 규모와 특수활동비 내역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면서 의혹은 더 증폭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월급과 재산 현황을 감안할 때 고가의 옷을 사비로 충당하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비로 산 옷에 대해 마치 특활비로 활용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며 김 여사의 옷 값과 관련해 특활비를 공개하라는 국민의힘을 겨냥했다. 앞서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전날 "제가 청와대의 특활비 사용 문제로 (박근혜 정부 때) 수사받고 재판 받고 경험한 입장에서, 먼저 공개하는 게 적절한 처신"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탁 비서관은 "청와대 뿐만 아니라 모든 부처와 또 심지어는 그 문제를 제기했던 국회조차도 특활비 공개 못 하고 있다"며 "국회에서 상의를 해서 국민적으로 특활비 공개에 대한 요구가 높으니 모두 다 공개하자고 하면 그러면 그걸 안 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다시피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의상 문제 때문에 국민들이 많이 분노했고, 거기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한 문재인 정부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여사님의 의상 문제에 관해서는 사비로 진행한다라는 것을 원칙적으로 정하고 이 정부가 시작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개인 돈으로 구입했다면 내역서를 공개하면 될 것 아닌가'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내가 궁금하다고 집에 가서 그냥 옷장을 열어봐도 되겠는가"라고 받아쳤다. 또 '여성 정장 가격이 만만찮다. 많은 의상을 전부 사비로 구입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는 말이 있다'는 진행자의 언급에는 "그런 궁금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마치 특활비로 활용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탁 비서관의 이 같은 언급은 해당 논란에 공식 대응을 자제하던 청와대가 본격적으로 반박에 나선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전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의류 구입 목적으로 특수비 등 국가 예산을 편성해 사용한 바 없고, 사비로 부담했다"고 반박했다. 탁 비서관은 전날에도 자신의 SNS에 "허락 없이 남의 옷장을 열면 안 된다. 이게 상식이고 도덕"이라며 "여사의 옷장 안에는 여사의 옷만 있다"고 했다.
탁 비서관은 김 여사가 과거 한 행사에서 2억 원 가량의 명품 카르띠에 브로치를 착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여사님의 브로치는 명품도 아니고, 명품처럼 보이려 했던 것도 아니다"라며 "여사님이 그 브로치를 착용한 것은 인도라는 국가에 대한 배려였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에서도 "이미 (브로치) 디자인이 다 공개됐고 (김 여사가) 착용했던 사진과 명품 이미지도 다 비교가 됐다. 그게 같아 보이지도 않고 실제로 다른 제품"이라며 "그런데 왜 자꾸 같은 거라고 의심 받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청와대의 추가 공식 입장은 전날 브리핑 이후 없는 상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날 정면 대응한 배경에 대해 "커뮤니티에서 지난 1~2주간 논란이 많이 되고, 그것이 공식화되고, 지면 기사로까지 등장하면서 논란이 커져 더 이상 묵과할 수는 없었다"며 "투명하게 밝혀드릴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저희가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논란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청와대가 대응에 다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SNS에 "청와대가 알아야 할 것은 '모두' 사비로 했다는 주장은 반례 하나에 깨진다는 것"이라며 "특활비 지출 사례가 나오면 모든 옷 구매내역을 공개하고 옷을 다 반납하고 가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