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임협 합의안 22일 찬반투표…가결 가능성은 미지수

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 교섭 마무리 되며 22일 찬반투표 실시

성과급 규모 차 커…건기 462%, 일렉 300%, 현대중 148%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노사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2021년도 임금협상(임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다만 노조가 현대중공업·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 '3사 1노조' 체제로 운영되는 데다 각 사의 성과급 규모가 달라 찬반 투표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9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 노사는 전날부터 26차(차수 동일) 교섭을 열고 임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22일 오전 7시 전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벌인다. 앞서 15일 현대중공업 노사는 가장 먼저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바 있다.

현대건설기계 잠정합의안 주요 내용은 기본급 7만3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성과급 462%, 복지포인트 30만원 지급, 오일뱅크 상품권 30만원 지급 등이다. 현대일렉트릭의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7만3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성과급 300%, 격려금 250만원, 오일뱅크 상품권 30만원 지급 등을 담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5일 기본급 7만3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성과금 148%, 격려금 250만원, 복지 포인트 3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최종 타결까지는 22일 예정된 조합원 찬반투표라는 고비가 남아있다. 노조가 3사 1노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3곳 모두 가결돼야 타결 효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1곳이라도 부결되면 새 합의안을 만들어 찬반투표를 통과할 때까지 나머지 회사들도 기다려야 한다.

2019~2020년도 임금협상을 묶어서 진행한 지난해 교섭에서도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에서는 1차 잠정합의안에서 가결됐음에도 불구, 현대중공업 조합원들이 두 차례나 부결시키며 3차 잠정합의안까지 나온 끝에 최종 타결된 사례가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 성과급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기본급 인상액이 노조 요구에 미치지 못하는 점 등으로 투표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노사가 마련한 성과급 규모는 현대건설기계 462%, 현대일렉트릭 300%, 현대중공업 148%로 현대중공업이 가장 낮다. 현대중공업 노조원들 사이에서 이 수치가 알려지며 148%에 합의한 집행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회사 관계자는 “성과급은 각 회사별 매출과 영업이익, 작업성과 등 산출 기준에 따라 책정된다”면서 “산출 기준은 동일하지만 금액은 회사별 실적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가 요구한 기본급 인상액보다 턱없이 부족한 금액에 합의를 한 점도 조합원의 불만사항으로 꼽힌다. 당초 노조는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인상액으로 12만304원을 제시했었는데, 잠정합의안에서는 호봉승급분을 포함한 7만3000원으로 결정됐다.

한편 노조 집행부는 18일부터 24일까지 파업 재개를 위한 투쟁지침을 내렸으나 잠정합의안 마련으로 유보한 상태다. 만약 조합원 투표 결과가 부결로 나올 경우 즉각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