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잘하고 싶었고, 욕심났다"…정우표 정통 누아르 '뜨거운 피'
입력 2022.02.21 13:28
수정 2022.02.21 13:28
3월 23일 개봉
정우가 건달들의 치열한 세계를 그린 정통 누아르 '뜨거운 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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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영화 '뜨거운 피' 제작보고회가 진행,천명관 감독, 정우, 김갑수, 최무성, 지승현, 이홍내가 참석했다.
'뜨거운 피'는 1993년, 더 나쁜 놈만이 살아남는 곳 부산 변두리 포구 구암의 실세 희수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린 영화다.
김언수 작가의 동명 원작 소설 '뜨거운 피'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으로,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고래'로 등단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한 천명관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천명관 감독은 "김언수 작가와는 소설이 나오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술 자리에서 부산 중에서도 낙후된 동네에서 자라난 이야기를 들었었다. 시대에 밀려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어 소설로 써보라고 적극 권유했다"라고김언수 작가와의 인연을 전했다.
이어 "이후 김 작가가 저에게 영화 연출을 맡아주면 어떻겠냐고 하더라. 저는 감독을 한 번도 안해본 사람이라 여러 번 거절했는데 소설 초고를 읽고 덮는 순간, 남을 주면 아까울 것 같았다"라고 '뜨거운 피' 메가폰을 잡은 이유를 밝혔다.
천 감독은 "소설가로 한동안 살았지만 영화감독을 꿈꿨던 사람이다. 충무로 발을 들인 지 30년 만에 영화를 만들어 감회가 복잡할 것 같았는데 해보니까 재미있었다. 제가 생각한 것을 이전엔 글로 구현했다면 지금은 조금 더 복잡한 방식이지만 여러 사람과 협업하는 과정이 즐거웠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정우가 연기하는 극 중 마리장 호텔 지배인 희수는 부산 변두리의 작은 포구 구암의 절대적인 권력자 손영감의 수족이자 구암의 실세다. 무엇 하나 이뤄낸 것 없이 몇 년째 반복되는 건달 생활이 지긋지긋해 새로운 삶을 꿈꾸는 인물이다.
정우는 "다른 작품 촬영 중에 대본을 받았다. 보기 전에 부산 배경의 건달 이야기라는 정보를 들었었다. 기존에 부산 사투리를 쓴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어서 반복된 캐릭터가 될 것 같아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대본을 읽고 욕심이 났다"랄며 "기존에 밝고 유쾌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고 하면, 장르 자체도 정통 누아르고 날 것의 거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출연한 배경을 전했다.
이어 "이 작품은 특히나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면서 매순간 불안했다. 그런데 작품이 끝나고 되돌아보니 희수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불안한 삶을 살았던 인물이라 그런 모습들이 잘 맞닿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만리장 호텔 사장으로 오랜 시간 구암을 손아귀에 쥐고 있는 손영감 역을 맡은 김갑수는 "원래 따뜻한 영화를 좋아하고, 폭력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는 조금 독특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영화 같지가 않고 이 안에는 치열한 삶이 들어가있다"라고 작품에 애정을 보였다.
김갑수는 "보스인데 액션이 없어 아쉬웠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나는 액션이 아닌 읍소만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을 묻는 질문에 "서울 사람이라 사투리가 어려웠다. 말이 잘 안되니까 감정 표현이 잘 안됐다. 다행히 정우와 레슨으로 도움을 받았다. 예전에는 사투리 쓰면 배우도 못썼는데, 이제는 사투리 안쓰면 배우하기 힘들 정도로 세상이 많이 변한 것 같다. 마치 내가 연기를 처음하는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던 작품이었다"라고 털어놨다.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정우에 대해 "연기를 워낙 잘하는 친구다. 선배 입장에서 보면 연기를 잘하는구나, 엉터리구나를 알 수 있다. 정우는 굉장히 노력파고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다. 배우는 인간적인 개성이 있어야 하는데 정우는 그걸 가지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최무성은 극중 용강 역을 맡아 희수를 욕망으로 이끈다. 최무성은 "인간의 내면을 잘 다룬 영화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용강은 건달 세계에서도 밑바닥에 있는 인물이다. 어떤 식으로 개성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내게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라고 말했다.
지승현은 희수의 절친이자 영도파 에이스 철진으로 출연한다. 지승현은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소설에서 철진이란 인물은 20페이지가 채 안된다. 감독님이 영화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 분량을 늘리셨고, 그만큼 캐스팅도 고민 많이 하셨다고 하더라"라며 "저는 거의 마지막에 투입됐다. 드라마를 두 작품 촬영하고 있었는데 시나리오 보고 꼭 철진을 연기하고 싶어서 스케줄을 조율했다"라고 강조했다.
지승현은 정우와는 '바람', '응답하라 1997', '이웃사촌'에 이어 '뜨거운 피'에서 네 번째 호흡을 맞춨다. 지승현은 "공교릅게도 부산 사투리 쓰는 작품들에서 만났다. 정우가 부산 사투리 쓰는 영화 들어가면 안부르나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홍내는 20대 패기를 가지고 있는 건달 아미로 분해 누아르 장르에 첫 도전한다. 이홍내는 "청춘의 젊은 에너지를 표현하고 싶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같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다"면서" "정우 선배님을 사랑하게 될 정도로, 선배님에게 많이 의지하며 촬영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홍내는 정우를 외에도 김갑수, 최무성, 지승현 등 선배들과의 호흡에 대해 "연기가 재미있고 흥분된다는 걸 느끼게 해준 촬영장이었다. '뜨거운 피'를 촬영하며 느꼈던 질감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건달들의 치열한 삶을 그린 만큼 배우들이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정우는 "날 것 같은 감정을 보여야해서 액션신의 합 같은건 어렵지 않았는데 감정이 보여야해서 날카롭고 위험한, 그야말로 아슬아슬한 액션신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연기를 하며 주안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최무성은 세탁공장에서 원테이크로 찍은 액션신을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하며 "스무 번 가까이 찍어서 함께 해준 무술팀과 함께 고생을 했다. 하지만 힘들진 않았다. 몸이 조금 힘들면 적당히 하고 싶어지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완성도 있게 나오길 바랐다"라고 열정을 보였다.
천명관 감독은 배우들의 감정, 액션 못지 않게 부산이라는 배경 역시 생생하게 보여주려 노력했다. 천명관 감독은 "다른 누아르 영화와는 다르게 구암의 건달들은 검은 양복을 입지 않는다. 그야말로 생활인들이다. 이런 인물들의 먹고 사는 이야기라 로케이션에 많은 공을 들였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천명관 감독은 "많이 애쓴 작업이었다. 소설과 영화를 비교해가며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많은 기대 바란다"고 인사를 건넸다. 3월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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