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한계 없는 윤계상
입력 2021.12.31 12:52
수정 2021.12.31 12:52
지난 8월 결혼 후 첫 작품
"다시 시작하는 기분"
윤계상은 '유체이탈자'에 "목숨을 걸었다"라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진심과 최선을 다했다. 스스로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유체이탈자' 속 윤계상의 액션 연기는 화려하고 단단했다.
'유체이탈자'는 기억을 잃은 채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한 남자가 모두의 표적이 된 진짜 자신을 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추적 액션이다. 해외 유수의 영화제 초청 및 전 세계 107개국 판매됐으며 할리우드 리메이크까지 확정된 작품이다.
극중 강이안이 6명의 몸에 들어가기 때문에 윤계상은 1인 7역을 소화했다. 강이안은 기억을 잃은 상태로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 12시간마다 타인의 몸에서 깨어난다. 이런 상황을 위화감 없이 전달하기 위해 윤계상과 박용우, 홍기준, 서현우, 유승목, 이성욱, 윤재근 감독은 꼼꼼한 설계를 해야 했다.
"본능적인 액션을 보여주고 싶어요. 자신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몸은 기억하는 그런 움직임이 필요했어요. 숟가락, 젓가락 질 무의식적으로 하는 것처럼 그런 설정을 뒀죠. 오랫동안 훈련했던 사람이라 어느 지점에서는 폭발할 것이라는 설정을 했고요. 순차적으로 기억이 돌아오는 순간, 익숙함을 단계별로 준비했어요. 다만 개인적으로 허리가 좋지 않아 그 부분을 조심하며 원래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게 훈련을 했어요. '이게 한계인가' 싶을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 지금 보면 어떻게 했나 싶을 정도입니다. 타격감들이 실제처럼 잘 표현된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가장 만족스러운 장면은 기억을 찾은 후 자신을 이렇게 만든 적을 응징하고 아내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후반부 액션이다.
"마지막 액션신에서는 모든 걸 분출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이제 내가 누군지 알고 확고한 의지가 있는 상태인 거죠. 끌려가던 이안이 처음으로 자신을 찾고 끌고 가는 상황으로 바뀐 거죠. 모든 걸 보여줬다는 생각에 오래 준비했어요."
윤계상의 액션 연기가 더 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었던 건 대역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소화했기 때문이다. 수중 촬영에서는 스쿠버 다이빙했던 경험으로 산소 마스크에 의지한 채 3시간 정도 촬영했고, 카체이싱 장면에서는 운전석을 따로 제작한 차에서 연기했다. 카체이싱 장면은 개인적으로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대역을 쓰면 액션은 멋있어도 느낌이 조금 다르잖아요. 감독님도 직접 연기하길 바라셨고요. 원래 모든 걸 다하려고 했던건 아니었는데 욕심이 생겨서 하게 되더라고요."
2017년 688만 명의 관객을 이끌며 범죄액션물의 한 획을 그은 '범죄도시'(2017) 제작진과 다시 만났다. 익숙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서로를 잘 알기에 편안한 환경이 따라왔다.
"저는 스터디 하는 걸 좋아해요. '범죄도시' 제작진들은 제가 그렇게 하는 걸 잘 알고 계셨죠. 초반부터 한 장소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그런 것들의 지원이 좋았어요. 수월하게 작품에 빠져들 수 있었거든요."
god로 활동할 당시 국민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사실 그때는 체감하지 못했다. 현재는 당시의 관심이 얼마나 소중했고, 대단했는지 그리고 지금의 자신을 있도록 해준 시간들이라는 걸 알고 있다.
"god 때는 이런 천운을 인지하지 못했어요. '너무 행복하다'라고 느껴질 못했거든요. 지금은 저에게 주어진 기회가 선물이란 걸 알고 있어요. 그때 너무 거만하게 보낸 것이 아닌가란 후회도 들어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정신 똑바로 차리고 겸손하게 감사해하며 살아가려고 해요. 제가 영화를 찍고 주인공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해요."
그는 지난 8월, 5살 연하의 이 연예인과 혼인신고를 했다. 결혼 후 첫 임하는 작품 활동은 감회가 남다르다. 책임감은 더 짙어졌고 여유로움은 배가 됐다. 그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말한다.
"책임감이 막중해졌어요. 이제 혼자가 아니니까요. 예전엔 제 안에 여러 가지 생각들 때문에 걱정하거나 불안했는데 이젠 더 이상 불안하지 않아요. 진짜 예전보다 좋은 기운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잘 살아가는 윤계상이 되고 싶어요. 이제 시작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