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구현모, 한발 앞서 '6G 시대' 연다…속도 내는 기술경쟁
입력 2021.12.28 12:01
수정 2021.12.28 12:02
2030년 이전 상용화 예상…주요국 네트워크 선점 경쟁 ‘치열’
삼성·LG, ‘6G THz 대역’ 시연 성공…이통3사 연구 협업 ‘활발’
이동통신 인프라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데이터 고속도로’의 핵심으로 꼽힌다. 미국·중국·유럽 등 전 세계 주요국들은 이미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6세대 이동통신(6G) 선점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기업에 맞서 국산 기술 표준화를 위해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현모 KT 대표 등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수장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6G 연구개발(R&D)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네트워크 주도권을 선점하고 비대면·디지털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5G 세계 최초 상용화 효과 ‘톡톡’…6G로 이어간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6G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6G R&D에 대해 묻는 문 대통령에게 “통신은 백신과 비슷한 면이 있는 중요한 인프라로, 선제적으로 투자해놓아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삼성은 6G를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현모 대표도 문 대통령에게 5G에서 6G로 이어지는 국내 해외 연구 현황과 상용화 관련통신장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면서 “모든 기업에서 디지털 전환을 대비하는 인력을 필요로 하는데 고급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아 내부인력 재교육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이동통신 세대가 통상 10년 주기로 전환되는 것을 고려할 때 6G 상용화 시점을 오는 2028~2030년 사이로 예상하고 있다. 3G는 2001년 일본이 최초로 상용화했으며 4G는 2009년 유럽에서 최초로 시작됐다. 5G의 경우 2019년 한국이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했다.
국내 기업들은 5G 선점 효과로 네트워크 장비와 차세대 스마트폰 분야 점유율 목표를 조기 달성했으며 폴더블 스마트폰, 5G 태블릿 등을 선제적으로 출시해 시장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저지연 넘어 ‘초실감’ 시대…5G 대비 50배 빨라
6G 시대에는 초저지연을 넘어 초실감 확장 현실, 고정밀 모바일 홀로그램, 디지털 복제 등의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커넥티드 기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통신 기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6G는 최대 전송속도 1000기가비피에스(Gbps), 무선 지연시간 100마이크로초(μsec)로 5G 대비 속도는 50배 빨라지고 무선 지연시간은 10분의 1로 줄어드는 등 획기적 성능 개선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6G 기술 선점을 위해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5G 경쟁력 강화와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 통신 기술을 연구하는 선행연구 조직인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해외연구소,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들과 협력을 통해 6G 통신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개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6월에는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 주립대(UCSB)와 6세대 이동통신(6G) 테라헤르츠(THz) 대역에서 통신 시스템 시연에 성공했다. THz 대역은 100기가헤르츠(GHz)~10THz 사이의 주파수 대역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주파수 대역이 올라갈수록 넓은 통신 대역폭을 사용할 수 있어 6G에서 요구하는 초고속 통신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학·연 공동 원천기술 확보…글로벌 기업과 협업
LG전자도 올해 8월 6G THz 대역을 활용해 실외에서 100m 무선 데이터 송수신에 성공했다. LG전자는 지난 2019년 KAIST와 ‘LG-KAIST 6G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6G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미국통신산업협회(ATIS) 주관 ‘넥스트 G 얼라이언스(Next G Alliance)’의 의장사로 선정되며 향후 6G 선행 기술 논의와 서비스 방향성 제시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국내외 기업들과 협업해 6G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노키아·에릭슨과 6G 연구개발 협약을 맺고 주요 기술을 발굴·검증하고 있다.
KT는 서울대와 뉴미디어통신공동연구소와 손잡고 6G를 연구 중이다. 6G 개발 방향과 표준화에 대해 공동연구하고 자율주행 사업 공동 발굴과 규제 개선을 위해 상호 협력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일본 통신사업자인 KDDI와 6G 공동 대응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6G 기술 개발과 향후 국제 표준 제정 등에도 공동으로 대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