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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호남 ‘비전’ 구상 밝혔지만...‘말실수’에 의미 희석

광주·순천·광양 = 데일리안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1.12.24 00:30
수정 2021.12.23 23:10

수소·AI 등 호남 미래 산업 지원 강조했으나

‘극빈한 사람’ ‘부득이 국민의힘’ 등 발언논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전남 순천 에코그라드 호텔에서 열린 전남 선대위 출범식에 입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1박 2일간의 호남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날 전북에 이어 이날 광주·전남을 방문한 윤 후보는 광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현장, 여수광양항만공사 방문을 통해 ‘과학강국-우주강국-해양강국의 전진기지 호남’에 대한 비전구상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호남을 방문하는 동안 “호남 없이는 우리나라의 미래도 없다” “전북 홀대론은 없을 것” “호남 지역 미래 산업 투자” 등 호남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극빈한 사람들은 자유를 모른다” “부득이하게 국민의힘 입당” 등의 말실수 논란이 모든 민심 행보 의미를 희석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광주 ‘AI 산업’에 재정 아끼지 않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오전 광주 북구 오룡동 AI중심 산업융합직접단지 건립 예정지를 방문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첫 일정으로 광주 북구 AI중심 산업융합집적단지 건립 예정지를 찾아 “차기 정부를 담당하게 되면 미래를 위해 광주 AI산업에 재정을 아끼지 않겠다”며 호남 AI 산업 투자를 약속했다.


그러면서 “호남지역이 과거 우리나라에서 국민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농업지역으로, 산업발전에 있어서는 동부권보다 많이 뒤쳐졌었는데 지금부터는 4차 산업혁명에서 전통적인 중공업이 아닌 AI로 승부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호남 지역의 엄청난 도약이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오후에는 광양항이 있는 여수광양항만공사를 방문해 “광양항은 다들 아시다시피 광양제철소와 여수 석유화학단지의 수출입물량을 취급한다”며 중요성을 강조한 뒤 “그러나 부산항에 비해 아직은 발전속도가 뒤떨어져 있고, 현재 자동화정도와 반자동화에 머물고 있어 해외 항만에 비해 경쟁력 저조해 스마트화가 늦어질 경우 경쟁력에 지장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광양항 활성화하기 위해 스마트항만으로 전환하기 위해 빠른 노력이 필요하다”며 “종합적인 정책을 바탕으로 광양항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일반·제철·석유화학 물류를 원활하게 수송·취급하고, 배후단지가 크게 발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말실수’에 ‘호남에 띄운 메시지’ 모두 묻혔다

이처럼 윤 후보는 전날 전북 ‘완주 수소충전소’, ‘새만금33센터’ 방문에 이어 이날까지 1박 2일 행보를 호남 미래산업을 강조하는 일정으로 촘촘히 구성했지만, 잇따른 말실수로 ‘메시지’는 돋보이지 못했다.


윤 후보는 이날 전남 순천 에코그라드호텔에서 열린 전남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국민의힘이 못해서 호남분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못했다”며 “정권교체를 해야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들어갈 수가 없기에 제가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만은, 국민의힘이 국민의 진정한 지지를 받는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득이’라는 표현이 논란이 됐다. 이후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9가지의 생각이 달라도, 정권교체라는 1가지 생각이 같으면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당시에 9가지 다른 생각 가진 분들을 다 포용할 수 없는, 선뜻 내키지 않은 정당 아니었나”라며 “그래도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대척점에 있는 정당으로서 자유민주주의를 존중하는 기본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입당해서 혁신하고 포용할 수 있는 정당이 되게 하겠다고 말한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출범식에서는 또한 “80년대 민주화운동을 하는 분들도 많이 있었지만,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따른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 외국에서 수입해 온 이념에 사로잡혀서 민주화운동을 한 분들과 같은 길을 걸었다”고 말해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화운동이 수입됐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과거 이념투쟁이 민주화운동과 결국 목표가 같아 당시엔 사회서 받아들여졌지만, 문민화 이후에는 이념투쟁에 사로잡힌 운동권에 의해 우리 사회의 발목이 잡힌 경우가 많았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는 전날 전북대서 학생들과 답변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른다”는 표현으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는 역시 이날 해명에서 “앞뒤로 말의 취지를 봐달라”며 “자유라는 것이 힘 센 사람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고, 공동체 전체 구성원이 모두 자유인이 돼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교육받지 못한 사람에 대해 경제적 능력도 올려주고, 교육을 더 받게 해 모든 사람이 자유인이 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주의라는 말이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장제원은 윤핵관 아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광양시 여수광양항만공사를 방문,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그동안 윤 후보에게 여러 번 말실수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이번 발언까지 더해져 파장은 쉽게 가라 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준석 당 대표의 상임선대위원장 사퇴로 당 내홍까지 겪고 있는 윤 후보는 이날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측 핵심 관계자)에 대한 의견도 표명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윤핵관이라고 지목한 것에 대해 “장제원 의원이 윤핵관인지 여러분들이 직접 한번 물어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은 국민캠프에서 상황실장을 그만 두고 (선대위에) 출근도 하지 않고, 자기 주변에 같이 선대위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며 “무슨 윤핵관이 되겠냐”고 선을 그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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