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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SF 영화, 미래 아닌 현재의 위기를 말한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12.10 08:38
수정 2021.12.10 08:40

미래의 디스토피아 통해 환경 문제 직시

SF 장르 영화는 흔히 미래를 예측하는 영화인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 우리의 상상 속에만 있는 도시와 풍경, 기계들과 외계인들의 모습을 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깊게 들여다보면 미래가 아닌 현재의 문제를 더욱 정확하게 보여준다. 기술이 발전과 경제 성장으로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오염 문제와 에너지 자원 고갈이 점점 심각해지는 가운데 SF 영화는 지금의 문제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지난 10월에 개봉해 최근 150만 관객을 돌파한 '듄'은 압도적인 영상미와 OST 티모시 샬라메, 레베카 퍼커슨, 오스카 아이작, 제이슨 모모아, 조슈 브롤린, 젠데이야 콜먼 등 화려한 배우들의 캐스팅 등 외형으로 호평을 얻었지만 외형 못지않게 거대한 세계관의 구축과 심도 있는 메시지로 내실도 탄탄히 다졌다.


1만 191년을 배경으로 둔 '듄'은 생명유지 자원인 스파이스를 두고 아라키스 모래행성 듄에서 악의 세력과 전쟁을 앞둔 전 우주의 왕좌에 오를 운명으로 태어난 전설의 메시아 폴의 여정을 그리며 현재의 문제를 자꾸 상기시킨다. 행성을 핍박하는 하코넨과 원주민 프레멘의 관계는 과거 유럽 식민주의와, 지금도 진행 중인 한정된 자원을 둔 나라들의 갈등이 연상된다.


사막 위의 모래 벌레와 사막으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은 지구온난화로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환경문제를 경고하기도 한다.


24일 공개를 앞두고 있는 '고요의 바다' 역시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미스터리 장르다. 2014년 제작된 단편영화 '고요의 바다'를 장편화하는 것으로, 단편영화는 2075년 임상 병리 학자 주인공이 과거 겪었던 동생의 죽음을 매일 밤 꿈속에서 반복해 겪다가 그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10년 만에 달에 가게 되고, 동생의 죽음과 관련한 불가사의한 일을 다시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의 과정을 그렸다.


여기에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2075년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라는 점이 새롭게 정리된 영화의 소개다. 인류 생존의 답을 찾아 위험을 무릅쓰고 기지를 누비를 대원들, 밀실과도 같은 연구기지에 갇힌 채 베일에 싸인 미션을 완수해야만 하는 이들이 임무가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넷플릭스 '돈룩업'은 지구의 멸망을 맞이한 가운데 기득권의 이기심을 풍자한 SF 블랙 코미디다. 지구를 위협할 만한 행성이 6개월 전 발견되지만 대통령은 관심도 보이지 않다가 자신의 스캔들을 덮기 위한 방편으로 이 문제를 사용한다. 대통령을 후원하는 기업은 혜성에서 광물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행성을 파괴하지 않고 지구로 돌진하게 놔둔다. 자신이 만든 로봇으로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는 보기 좋게 빗나가고 사람들의 불안을 이용해 착취한다.


지난해 공개됐던 국내 첫 우주 SF 장르 영화 '승리호 '역시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의 위기와 그로 인한 빈부 격차를 배경으로 설정해 이야기의 갈등을 촉발시켰다.


영화는 멸망하는 세계와 인류가 만든 재앙을 다양한 모습으로 다뤄왔다. 얼어붙은 지구의 '투모로우', 핵무기가 떨어진 '그날 이후', 환경 파괴로 인한 모든 식물이 멸종돼 산소를 구하기 위한 인류의 고군분투기 '2067' 등은 현실 상황과 미래를 비교하면서, 영화 속 이야기가 충분히 우리의 이야기일 수 있음을 비춘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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