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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IPO 승부수…교보생명 '가치평가 논란' 끝내기 모드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1.12.08 06:00
수정 2021.12.07 11:37

교보생명, 내년 상반기 '상장' 선언

어피너티컨소와 갈등 종지부 '눈앞'

"시기적절, 시장·투자자 관심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왼쪽)이 기업공개를 선언하면서 재무적투자자인 어피니티컨소시엄과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가치평가 논란을 종식하는 한편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띄운 승부수가 통할지 관심이다. 기업공개(IPO)는 재무적 투자자(FI)와 진행 중인 가치평가 다툼에서 승기를 잡은 상황을 마무리짓기 위한 신 회장의 끝내기 포석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교보생명이 계획대로 IPO를 실시할 경우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 회장의 고민도 함께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한 에비심사 청구를 위한 서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달 17일 교보생명은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판정부가 내린 신 회장에 대한 주식 매수 의무나 계약 미이행에 대한 손해배상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최종 판결로 경영상 리스크가 해소된 것으로 보고 IPO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의 IPO는 지난 2018년 하반기 이후 3년 만이다. 당시에는 교보생명의 FI가 풋옵션을 둘러싼 분쟁을 일으키면서 답보 상태에 빠진 바 있다. 이에 교보생명은 지난 이사회에서 확실한 상황이 도래한 현재를 IPO 적기로 보고 내년 상반기 안에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교보생명의 코스피 시장 입성이 주목받는 이유는 9년간 지속된 FI와의 분쟁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IMM PE·베어링PE·싱가포르투자청 등이 모인 어피너티컨소시엄은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입했다. 당시 계약에는 2015년 9월말까지 교보생명이 IPO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약속대로 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FI는 풋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정리할 권리까지 획득해놓은 상황이었다.


ⓒ데일리안

문제는 교보생명이 2015년이 지나도록 IPO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지속된 저금리 기조와 보험업계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인해 교보생명 측이 IPO에 나설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해서다. 이후 어피너티컨소시엄은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했다. 문제는 1주당 24만5000원에 인수한 교보생명 주식을 1주당 40만9912원으로 평가했단 점이다. 이 경우 1조2000억원을 주고 매입했던 FI는 2조122억원에 주식을 팔게 돼 80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기게 된다.


교보생명은 41만원에 달하는 가격에 발끈했다. 우선 FI가 산정한 주당 풋옵션 가격이 너무 높은데다, 실제 그 가격에 행사될 경우 발생할 차익을 교보생명이 메워줘야 해서다. 현금이 부족한 교보생명의 사정에 따르면 신 회장이 보유한 개인 지분을 매각하거나, 개인 배당금, 자택, 급여 등을 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 9월 ICC 중재재판소가 어피니티컨소시엄이 요구하는 40만9000원에 대한 가치평가에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상황이 뒤바뀌기 시작했다. 아울러 검찰 역시 풋옵션 가격 행사 과정에서 어피니티컨소시엄과 회계법인인 딜로이트 안진 소속 회계사 간 불법적인 사전 논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현재 두 회사를 상대로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신창재 회장이 IPO 카드를 꺼낸 것은 소위 신의 한수로 꼽힌다. 불발된 IPO를 계기로 풋옵션 송사를 벌여왔던 어피니티컨소시엄의 투자금 회수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자, 2023년 적용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대비를 위해 필요한 현금을 주식시장에서 손쉽게 조달할 수 있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넘기 위해 어피너티와 갈등을 좀 더 봉합해야 한다는 관문이 남아있긴 하지만 IFRS17 이전에 상장한다면 전반적으로 좋은 분위기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전략적인 판단이지만 시장 상황과 잘 맞아들어가는 만큼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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